[평창스토리] 여름왕국의 겨울 축제 도전기

입력 2018-0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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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스켈레톤대표 프림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9일 개막되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전 세계 92개 국가에서 2925명이 참가한다. 참가 국가, 선수 모두 역대 겨울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평창은 ‘여름왕국’의 겨울축제 데뷔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아프리카 대륙은 총 8개 국가에서 12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아프리카의 인구대국인 나이지리아(인구 약1억 9000만 명)는 평창을 통해 겨울올림픽에 처음으로 데뷔한다.

여자 봅슬레이와 여자 스켈레톤 두 종목에 선수를 파견하는 나이지리아는 동계올림픽의 세계화를 위한 특별 출전권 배정으로 평창에 함께하게 됐다.

나이지리아는 3일(한국시간) 항구도시 라고스의 고급 호텔에서 평창으로 출발하는 선수들을 위해 성대한 환송식을 열기도 했다. 여전히 나이지리아 국민들 대부분이 썰매 종목에 대해 잘 모르지만 뜻 깊은 도전에 큰 박수를 보냈다.

아프리카대륙은 여름 올림픽에서는 육상 종목의 절대 강자다. 그러나 눈과 얼음의 축제 겨울올림픽은 여전히 유럽과 북미 국가들이 주인공이다.

아프리카 국가의 첫 번째 올림픽 도전은 1984년 사라예보 대회로 세네발 라미네 기예가 알파인 스키에 출전했다. 이후 꾸준히 도전이 이어졌지만 아직 동계올림픽에서 아프리카국가가 메달을 기록한 적은 없다.

샤니 데이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또한 겨울올림픽은 전체 선수 중 흑인들의 참가 비율이 매우 낮다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역대 겨울올림픽 역사상 흑인의 첫 번째 금메달은 2006토리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우승한 샤니 데이비스로 미국 국적이다. 미국의 스포츠 영웅인 데이비스는 만 35세의 나이가 됐지만 평창에서 마지막 올림픽 무대 도전을 앞두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나이지리아와 함께 아프리카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이 남자 스켈레톤에 도전한다. 마다가스카르 미아리티아나 클레르크는 여자 알파인 스키에 출전한다. 어린시절 입양돼 프랑스에서 스키 선수로 성장한 클레르크는 모국의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서 뛰게 됐다. 이밖에 모로코가 여자 알파인 스키와 여자 크로스컨트리에 참가한다. 에리트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는 각각 알파인 스키 종목에 출전한다.

상당수 동계올림픽 종목은 경기시설 건설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연습하는데도 풍족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아프리카대륙 국가들은 기후적으로도 불리해 동계스포츠의 역사가 짧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나라도 많아 아직은 대다수 국가에게 겨울올림픽은 먼 나라의 잔치다. 평창에서도 아프리카 선수들의 메달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많은 박수 속에서 뜻 깊은 도전이 시작된다.

평창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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