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발리볼]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의 배짱 키우기 프로젝트

입력 2019-02-25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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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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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18~2019 V리그도 이제 끝이 보인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각각 22,23일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을 꺾고 승점65, 승점62를 마크하며 플레이오프 통과가 확정됐다. 이제 남은 것은 3위 우리카드(승점60)다. 외국인선수 아가메즈 부상 이후 3연패 하며 승점1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24일 현재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 승점은 62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는 전제 아래서다. 두 팀의 맞대결도 남아 있어서 플레이오프 커트라인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우선 자력으로 승점2를 더 따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OK저축은행과의 6라운드 원정 때 선수들의 배짱과 담력을 말했다.

그는 “봄 배구가 다가오지만 우리는 아직 구름만 끼고 꽃샘추위다. 승점2 따기가 쉽지 않다.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상대의 강한 서브가 왔을 때 어렵게 연결된 하이볼을 처리하는 토종선수들의 능력이 아가메즈와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앞으로 승패를 떠나 플레이오프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한 목적타 서브와 하이볼 처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에 맞춰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2% 모자란 것을 지금부터 조금씩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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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배구는 기술이 아닌 배짱의 경기

신영철 감독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그보다 먼저 신경을 쓰는 것이 있다. 바로 큰 경기를 치룬 적이 없는 선수들의 부담감이었다. 같은 배구지만 정규시즌과 봄 배구는 다르다. 플레이 하나에 모든 배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시즌농사의 성패가 결정되기에 엄청난 중압감이 선수들을 긴장시킨다.

그래서 시즌 때라면 쉽게 할 것도 봄 배구 때는 어이없는 플레이로 이어진다. 선수들이 과도한 긴장을 이기지 못해서다. 우리카드는 창단 이후 아직 봄 배구를 경험해본 적도 없다. 그나마 아가메즈 유광우 노재욱 윤봉우 등이 있지만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프로 1~3년차로 어리다. 상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에 비하면 큰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고 긴장을 떨쳐내면서 평소처럼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스스로 무엇을 할지 아는 노하우가 떨어진다.

이런 문제점을 알기에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의 ‘담력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첫 지시는 선수들에게 강한 서브를 넣으라는 것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강하게 때리라고 했다. 하지만 어느 선수는 6일 대한항공전에서 맞춰 넣기에 급급했다. 경기 뒤 그 선수는 신영철 감독에게 호되게 혼났다.

그날 이후 우리카드 선수들의 서브는 눈에 띄게 강도가 높아졌다.

●심장의 두께는 경험을 통해 단련된다

신 감독은 아가메즈의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질 역할분담도 고려하고 있다. 20일 일본으로 출국해 치료를 받고 있는 아가메즈는 27일 귀국한다. 시즌 초반 KB손해보험 알렉스와 황택의가 치료를 받았던 병원이다. 일본과 대만에서 부상당한 선수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많은 선수를 치료한 덕분에 노하우가 많다는 평이다. 아가메즈는 전기자극을 이용해 복부의 통증을 줄이고 근육이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치료를 받고 있다.

불행중 다행으로 6라운드 첫 경기(16일)에 부상을 당해 회복까지는 시간여유가 있다. 그래도 복귀 이후 아가메즈의 몸 상태를 장담할 수 없기에 OPP자리에 나경복을 기용하는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 우승경험이 많은 세터 유광우와 베테랑 김정환, 군에서 복귀한 미들블로커 박진우를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지 남은 리그경기를 통해 퍼즐을 맞춰보고 있다. 박진우가 가세하면서 중앙에 무게감이 높아져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조짐이다.

신영철 감독은 “남은 경기를 과감하게 하면서 선수 각자의 성향과 배짱의 크기를 점검하려 한다. 부담 속에서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는지를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어제도 선수들과 커피를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봄 배구는 기술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 KBS 이세호 해설위원은 “큰 경기는 심장의 두께가 중요하다. 경험을 해가면서 단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이전에 심장의 두께, 코트에서 하나로 뭉쳐지는 6명의 마음과 의지, 열망이 중요한 봄 배구다. 신영철 감독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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