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허훈. 스포츠동아DB
두 팀의 6강 PO가 진행되는 동안 KT 허훈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11일 열린 1차전 승부처였던 4쿼터 KT 벤치는 허훈을 일찍 불러들인 뒤 코트에 내보내지 않았다. 경기 후 KT 서동철 감독은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고, 팬들의 의구심은 커졌다. 그 이유는 13일 2차전을 앞두고 공개됐다.
서 감독은 “6강 PO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허훈이 허벅지 근육 통증을 호소했다. 정밀검사 결과 근육이 약간 손상됐지만 경기를 못 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1차전 도중 허훈이 허벅지를 만지는 장면이 있었다. 부상 악화를 우려해 일찍 벤치에 앉혔다”고 밝혔다. 이어 “팀 내 부상정보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데 부담을 느꼈는데, 그게 더 화근이 됐다. 전체적으로는 감독의 책임이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허훈은 2차전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37분여를 뛰면서 15점·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팀은 77-83으로 패했지만, 허훈은 승부처가 된 4쿼터에만 9점을 올리며 KT의 맹추격전에 앞장섰다.
허훈은 3쿼터까지 이재도, 변준형, 우동현 등을 번갈아 기용한 KGC의 집중견제를 받았다. KGC 외국인선수 제러드 설린저도 가드들을 도와 허훈 봉쇄에 나섰다.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허훈은 체력을 잘 조절했고, 승부처에서 남은 힘을 쏟아냈다.
KT 외국인선수들이 6강 PO에서 기대한 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어 허훈의 어깨가 더 무겁다. 허훈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5.6점·6.0어시스트로 국내선수 득점 1위, 전체 어시스트 1위에 오르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한껏 발휘했다. KBL 최고의 공격형 가드로 손꼽히는 그가 3차전에서 벼랑 끝의 KT를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