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펜의 마스터키 우규민 “난 내 이닝의 마무리투수”

입력 2021-05-13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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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규민. 스포츠동아DB

“난 내 이닝의 마무리투수!”

삼성 라이온즈 우규민(36)은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13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18경기에서 3승1세이브7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ERA)은 ‘0.00’이다.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다. 12일 경기에선 6-5, 1점차로 쫓긴 7회말 2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등판해 공 1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말에는 아웃카운트 3개를 전부 삼진으로 잡아내 삼성의 시즌 20승 선착에 큰 몫을 해냈다. 13일에도 3-0으로 앞선 8회말에 나선 그는 공 11개로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아 홀드를 추가했다.

우규민은 “‘내가 맡은 이닝의 마무리투수’라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최대한 빨리 아웃카운트 3개를 잡고 마무리투수인 (오)승환이 형에게 넘겨주려 하고 있다. 운도 따라주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점수차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볼만 최대한 안 던지려고 노력 중이다. 자신 있게 던지니까 운도 따라오는 것 같다. (12일 KT전) 7회말에는 공 1개로 상대 타자를 잡았다. 사실 반대 투구가 됐는데, 내야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우규민은 개인통산 600경기 등판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선발, 마무리, 필승조 등 투수가 맡을 수 있는 대부분의 보직을 경험했다. 그는 “얼마 전 나와 관련된 기사를 봤는데 전천후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 단어 자체가 팀에서 필요한 선수라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내 자신이 뿌듯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ERA와 관련된 질문에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설레발 떨고 싶지 않다. 그러면 금방 깨진다. 최대한 기록을 안 보려 노력하지만 사람인지라 확인하게 된다”며 “최대한 집중해서 가능한 길게 가져가고 싶기는 하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늘 그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르는 오승환(39)은 든든한 선배이자 동반자다. 우규민은 “공을 던지는 건 크게 바뀐 게 없는데 나이를 더 먹으니 몸이 둔해지는 느낌이다. 순발력 훈련 등에 신경을 쓰며 준비하고 있다”며 “(오)승환이 형도 그 나이에 시속 150㎞의 공을 던진다. 형을 보면서 같이 운동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말 삼성과 1+1년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본인의 활약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서서히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과정임을 스스로도 인식하는 듯했다. 우규민은 “마음은 1000경기 출장 달성이지만, 지금은 마운드에 오르는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그라운드에 나선다. 그래서인지 더 소중하다. 던질 수 있을 때까지 마음껏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 당장은 부상 없이 올해를 잘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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