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이틀 연속 9회 기적…처서가 지났다! 삼성, 가을바람 거세진다

입력 2021-08-25 21:4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백정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진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이틀 연속 9회의 반전을 펼치며 LG 트윈스와 2위 쟁탈전 첫날 절반 이상의 성과를 수확했다.

삼성과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팀간 10차전에서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무승부로 2위 삼성과 3위 LG는 0.5경기차 간격을 유지했다. 양 팀 모두 승률 변화는 없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LG쪽의 내상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삼성은 2-3으로 뒤진 채 맞이한 9회초 김지찬의 땅볼로 극적 균형을 되찾았다. 반면 LG는 3-3으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 찬스까지 잡았지만 승리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비겼다.

이날 경기는 수아레즈와 백정현, 외인-토종 대표 좌완투수의 선발 매치업으로 시작했다. 기대대로 수아레즈는 6이닝 5삼진 2실점, 백정현이 6이닝 3볼넷 3실점으로 나란히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LG는 1-2로 뒤진 6회말 김현수의 적시타에 저스틴 보어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불펜싸움까지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되며 경기는 끝까지 1점 싸움이었다.

삼성에는 이틀 연속 ‘약속의 9회’가 있었다. 9회초 LG 클로저 고우석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1사 후 이원석과 박승규의 연속안타로 1·3루 찬스를 잡았다. 김지찬 타석, 허삼영 감독은 스퀴즈 번트까지 지시하는 강수를 뒀다. 결과는 실패였지만 김지찬이 끈질긴 승부 끝에 2루수 땅볼로 3루주자를 불러들이며 3-3 균형을 맞췄다.

LG에도 기회는 있었다. 9회말 선두 오지환이 ‘돌부처’ 오승환 상대로 안타를 신고했다. 희생번트에 폭투로 1사 3루,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오승환이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주자 삼성 벤치는 홍창기에게 자동 고의4구를 지시했다. 만루 작전이었다. 여기서 서건창이 3루수 인필드플라이, 이형종이 중견수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삼성은 이긴 듯한, LG는 패한 듯한 무승부였다.

삼성으로서는 전날(24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서 5-8로 뒤진 9회말 대거 4득점으로 기적처럼 끝내기 승리한 분위기가 이어갔다. 실제로 경기 후 양 팀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삼성 선수단은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향해 마치 승리라도 한 듯 환호를 이어갔다. 반면 LG 선수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짐을 정리했다.

23일, 일교차가 커지며 본격적으로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절기 ‘처서’였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23일 대구 SSG전은 우천취소됐다. 이후 이틀 연속 9회의 기적으로 1승1무를 거뒀다. 이제 ‘설레발’의 단계는 지났다.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도 충분히 노릴 만하다. 삼성에 진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