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KBO리그는 27일까지 전체 585경기(81.3%)를 소화했다. 8부능선을 넘은 만큼 순위 싸움은 절정에 달했다. 선두 KT 위즈가 상위권 그룹에서 치고 나가는 가운데, 2위 삼성 라이온즈와 3위 LG 트윈스가 1.5경기차로 팽팽하다. 4위 두산 베어스부터 8위 롯데 자이언츠까지 6.5경기차로 맞서고 있으니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 역시 치열하다. 3경기차 9위 KIA 타이거즈와 10위 한화 이글스의 탈꼴찌 다툼도 뜨겁다.
팀 순위싸움만큼이나 개인 기록 경쟁도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 현재 타격 레이스에서 다관왕 획득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없다. 투수 부문에서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평균자책점(2.45)과 탈삼진(185개) 1위에 올라있으며, 다승 공동 4위(12승)에 올라 3관왕을 노리는 것과 대비된다.
타격왕 타이틀부터 요동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4할 타율에 도전한 강백호(KT)가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게 1위를 내줬다. 홈런 타이틀은 나성범(NC 다이노스)과 최정(SSG 랜더스), 양석환(두산), 호세 피렐라(삼성)가 2개 차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타점은 양의지(NC)와 피렐라가 공동선두. 득점 역시 구자욱과 피렐라의 집안싸움이 치열하다.
복수의 지표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건 양의지와 피렐라뿐이다. 양의지가 타점 공동선두, 장타율 선두에 올라있으며 피렐라가 타점과 득점 공동선두다.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홈런·타점·득점·장타율), 2020년 양의지(타격·장타율·출루율) 등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이가 없다.
지난해까지 39년간 개인 타이틀 레이스에서 다관왕이 없던 시즌은 2000년이 유일하다. 현대 유니콘스 트리오가 타격(박종호), 홈런(박경완), 타점(박재홍) 부문을 나눠지는 등 평화의 시즌이었다. 1999년과 2001~2003년 홈런왕에 올랐던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에겐 2000년의 아쉬움이 전대미문 5년 연속 홈런왕을 놓친 아쉬움으로 이어진 바 있다.
변수는 강백호다. 현재 1위에 오른 지표가 없지만, 대다수의 지표 상위권에서 발톱을 세우고 있다. 9월 21경기에서 타율 0.260, 1홈런, 14타점으로 슬럼프에 빠지며 지표들이 깎인 만큼 다시 흐름을 찾는다면 평균치를 회복할 수 있을 전망. 타율과 타점, 최다안타에서 2위에 올라있으며 출루율과 장타율은 3위다. 평균치를 회복한다면 최대 5관왕까지도 도전장을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