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등록선수가 18명인 KGC는 부상자 포함 10명이 남았다. 국제농구연맹(FIBA)의 규정으로는 한 팀에 5명 이상이면 경기 개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KBL이 이번에는 예외 규정을 적용했다. KBL 관계자는 “KBL 임원회의를 통해 최소 12명의 출전선수 엔트리를 채워야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지난달 서울 삼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을 당시와는 다른 처사다. 이 때는 FIBA 규정에 따라 최소 5명 이상이면 경기 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 KBL의 입장이었다. KBL 사무차장대행을 겸하는 운영팀장의 공식 답변이었다.
하지만 최근 10일 사이에 여러 구단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KBL은 임원회의에서 임의로 규정을 바꿨다. 이럴 경우 긴급 사무국장회의와 이사회를 거쳐야 했지만, KBL은 독단적으로 움직였다. 그 탓에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구단 관계자들이 많지 않다. 이번에도 소통은 없었다. 결정된 내용을 10개 구단 사무국장 단체대화방에 일방 고지했을 뿐이다.
불통의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주 남자프로농구에선 선수단 내뿐 아니라 선수단간 코로나19 전파 사례를 의심할 만한 사례가 나왔다. A팀 B선수와 C팀 D선수가 경기장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이후 B가 확진됐고, D는 신속항원검사에서 2차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D는 몸이 좋지 않아 PCR 검사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단간 감염을 의심한 일부 구단이 C팀의 경기 연기를 요청했지만, KBL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역 매뉴얼과 원칙을 내세웠다. 결국 F팀은 C팀과 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F팀은 곧이어 확진자가 발생한 E팀과도 대결했다. 이전까지 확진자가 없던 F팀에서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KBL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무리하게 경기를 강행한 KBL의 안일함 때문에 가스공사를 제외한 9개 구단이 신음하고 있다. KBL은 방역당국의 지침과 그에 따른 방역 매뉴얼만 강조할 뿐, 능동적 대처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선수들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구단 관계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고, 선수들은 훈련장이 아닌 보건소 등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KBL 핵심관계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