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테크’ 상무만 5명 보낸 한화, 팀 미래를 위한 ‘디테일’

입력 2022-05-02 16:2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정민철 단장.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당장 티가 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KBO리그에서 유망주들의 효율적인 군 복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군에 보낼 자원과 시점 중 하나라도 놓치면, 각 팀의 유망주 육성은 금방 흔들린다. 이는 곧 팀의 전력공백으로 이어진다.


소위 ‘군 테크’로 불리는 이 과정은 모든 팀이 유망주 육성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서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매우 어렵다. 유망주의 잠재력에 당장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모든 팀이 똑같기 때문이다.


더욱이 ‘군 테크’는 당장 추진해도 성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유망주를 전력에서 제외하는 것이고, 이들이 돌아오는 것은 최소 2년 후다.


팀의 미래를 위해 나서지만 자기가 뿌린 씨앗의 열매를 보지 못할 확률이 KBO리그에선 너무 높다. 과거 KIA 타이거즈 유망주들의 군 복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김기태 전 감독(현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이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최근 오랜만에 ‘총대를 멘’ 팀이 나왔다. 한화 이글스다. 정민철 단장의 주도 하에 적극적인 ‘군 테크’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만 무려 5명(1·2차 통합)의 상무 합격자를 배출했다.


한화는 2010시즌 도중 송광민(은퇴)이 입대 영장을 받는 등 병역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 팀이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정 단장은 부임 후 ‘군 테크’에 팔을 걷고 나섰다.


경찰야구단이 사라진 상황이라 상무 합격을 위한 경쟁은 종전보다 훨씬 더 치열해졌다. 한화는 포지션별로 주전 선수가 기량을 유지할 시기를 계산해 그 기간 유망주들의 입대를 추진했다. 상무 합격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은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 1군 경기 출장을 배려해 줬다. 상무는 1군 출전 경기수에 따라 ‘가산점’을 준다. 최근 상무에 합격한 한화 포수 장규현은 이를 잘 활용한 사례다.


언젠가는 열매로 돌아올 날을 위해 한화는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씨앗을 뿌렸다. 선수들과 팀의 미래를 위한 디테일. 한화의 육성 기조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