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최종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최예림. 그는 마침내 데뷔 9년, 239번째 대회 만에 감격적인 첫 승 기쁨을 누렸다.사진제공 | KLPGA
[포천=스포츠동아 김도헌 기자] “나는 이미 우승한 선수”라고 자기 최면을 건 최예림(27)이 통산 9번의 준우승 아쉬움을 털어내고 데뷔 9년, 통산 239번째 대회 만에 마침내 감격적인 첫 승을 달성했다.
최예림은 6일 경기 포천시 포천아도니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총상금 10억 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쳐 임희정(9언더파)을 단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을 쟁취했다.
2018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그해 10월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최예림은 매년 안정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단 한 번도 시드를 잃지 않아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하지만 지난 6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김민솔에게 패권을 내주는 등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통산 9번 준우승 중 3번이 연장전 패배 끝에 거둔 것이라 ‘결정적 순간에 약하다’는 평가도 들었다. 우승 없는 선수 중 통산상금 1위에 올라 얻은 ‘준비된 챔피언’이란 닉네임은 영예스럽지만 아쉬움이 담긴 별명이었다.
하지만 준우승 숫자가 늘어날수록 그는 더 단단해졌다. 2라운드를 3타 차 단독 선두로 마친 뒤 “스스로에게 ‘나는 이미 우승한 선수’라는 생각을 계속 주입하면서 편안하게 플레이하겠다”던 굳은 다짐은 그대로 필드에 투영됐다.
1번(파4) 홀에서 4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궈 산뜻하게 출발한 최예림은 5번, 9번(이상 파5)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을 마쳤을 때 공동 2위 그룹을 6타 차로 따돌리며 멀찌감치 앞서갔다. 그러나 첫 우승은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부담감 탓인지 14번(파4) 홀에서 보기를 범해 합계 11언더파로 내려앉은 최예림은 앞조 임희정이 9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16번(파4) 홀에서 다시 타수를 잃어 1타 차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17번(파3) 홀과 18번(파4) 홀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 천신만고 끝에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직전 3개 대회에서 공동 3위~공동 6위~공동 3위를 마크하는 등 올 시즌 22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16차례 컷을 통과하며 우승 1회, 준우승 1회, 3위 2회 등 톱10 9회를 기록한 최예림은 이번 우승으로 대상 3위, 상금 3위로 올라섰다. ‘빅2’ 서교림, 김민솔에 이어 당당히 두 부문 모두 3위로 우뚝 서며 2024년 대상 15위, 상금 13위를 넘어 자신의 새로운 커리어 하이 시즌을 향한 힘찬 행보도 이어갔다.
최예림은 “그동안 준우승을 했을 때 울기도 많이 하고, 포기할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뒤늦게 찾아온 첫 승 감격을 전한 뒤 “그동안 묵묵히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며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임희정은 올 시즌 첫 톱10을 준우승으로 장식하며 상금 1억1000만 원을 획득, 상금 순위를 72위에서 38위로 끌어올렸다. 김민솔은 합계 8언더파 3위에 올라 8000만원을 보태 서교림을 제치고 상금 1위에 복귀했다.
포천|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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