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전구장. 오전부터 가랑비가 내리더니 오후가 되자 장대비가 쏟아졌다. 며칠간 계속 됐던 불볕더위로 뜨겁게 달궈졌던 그라운드를 시원하게 식히는 비를 바라보던 한화 한용덕 코치는 비와 관련된 사연을 공개했다.
한 코치는 한화 선수시절부터 홈구장 비 소식을 기가 막히게 맞히곤 했다. 일기예보 때문이 아니라 대전 토박이로서 비가 올지, 안 올지 알 수 있었다고. 기상청보다 정확한 예보 능력에 같은 팀 선수들이 한 코치에게 ‘기상청’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이런 일도 있었다. 한 코치는 햇볕이 쨍쨍 나던 어느 날 홈구장에 비를 예보했다. 당시 하일성 해설위원은 대전과 대구, 두 구장 중 중계할 곳을 고민하고 있었던 상황. 한 코치의 예보력을 잘 알고 있던 하 해설위원은 대전 중계를 접고 과감히 대구로 향했다. 그런데 결국 대전 경기는 우천 취소됐고, 대구는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그때 그 일이 신문기사로 나곤 했어요. 비결이요? 산이요. 구장 앞에 있는 보문산을 보면 비가 올지, 안 올지 알겠더라고요. 하하.”
대전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