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의 불똥? 입 모은 엘롯두, “걱정 없다”

입력 2020-01-19 1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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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단장 김태룡-롯데 단장 성민규-LG 단장 차명석(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호주 전역을 집어삼킨 산불의 여파에서 스포츠계도 자유롭지 않다. 2020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의 성공적 개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월부터 시작되는 KBO리그 스프링캠프지로 호주를 택한 구단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산불에 신음하고 있다. 한국의 면적(10만6286㎢)을 넘는 10만7000㎢가 잿더미로 변했고 1400채가 넘는 주택이 전소했다. 호주의 상징 캥거루, 코알라를 비롯한 야생동물들도 10억 마리 넘게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호주 전역에 내린 장대비로 불길은 잡혔지만 산사태 발생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연기가 고농도 미세먼지로 탈바꿈해 호흡기 질환의 우려도 강하다.

20일(한국시간)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14일부터 치러진 예선부터 파행이었다. 경기를 포기하는 선수들이 속출했고, 일부 선수들은 “선수들의 건강을 챙기지 않는 주최 측에 실망했다”고 공개 질타했다.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KBO리그 구단들도 레이더를 풀가동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가 호주에서 2020시즌 담금질에 나설 계획이다. 그나마 LG와 롯데의 상황은 한결 낫다. 산불의 직격탄을 맞은 멜버른에서 제법 먼 거리에 캠프를 꾸리기 때문이다. 멜버른 시내에서 롯데의 캠프지인 애들레이드까지는 700㎞ 이상, LG의 캠프지인 시드니까지는 800㎞ 이상 떨어져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재활캠프가 이미 진행 중이다. 연기 냄새가 약간 나지만 운동하는 데 지장 없다는 보고가 올라왔다”며 “최악의 경우 일본 오키나와라는 플랜B를 확보한 상태다. 물론 그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일단 물리적인 거리가 멀다. 모니터를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시시각각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파는 멜버른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질롱에 캠프를 차릴 두산에 조금 더 직접적이다. 두산 관계자는 “현지 코디네이터는 물론 질롱시 관계자에게도 꾸준히 정보를 받고 있다. 이번 주에 선발대가 출발하니 실시간 모니터가 가능하다”며 “호주오픈 기권 사례들을 접하며 고민이 컸는데 다행히 최근 내린 비로 불길이 잡혔다고 들었다. 우리 팀은 물론 호주 국민들에게도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를 합쳐 최소 60명 이상이 움직이는 스프링캠프 특성상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 새로운 야구장, 숙소를 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호주 산불이 악화되면 캠프에도 직격탄이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시간에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팀의 실패 사례는 숱하다. 염려가 많았지만 다행히 잦아드는 분위기. ‘엘롯두’의 캠프 풍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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