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 안착? 전준우의 시선은 30홈런+을 향한다

입력 2020-01-31 1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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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스포츠동아DB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계약까지는 진통이 적잖았다. 시기를 잘못 탔다는 불운 섞인 평가에도 선수 본인은 담담히 2020년 팀 성적 반등만을 되¤다. 포지션 변경에 대한 우려가 가득하지만 자신감은 분명했다. 약점을 걱정하는 것보다는 강점을 키우는 것. 전준우(34·롯데 자이언츠)의 2020년 각오다.

전준우는 8일 롯데와 4년 최대 34억 원에 생애 첫 FA 계약을 맺었다. 통산 1071경기에서 타율 0.294, 135홈런, 555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대표 우타 외야수로 자리 잡은 성적에 비하면 아쉬울 법한 금액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기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선수들이 더 많은 금액을 받았지만, 최근 불어닥친 FA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포지션 변화까지 감수해야 했다. 전준우는 2011년 1군 핵심 멤버로 도약한 이래 줄곧 외야수로 뛰었다.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한 차례 변화는 있었지만 외야라는 테두리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롯데 프런트는 전준우를 1루수로 분류했다. 아마추어 시절 3루 경험이 있지만 낯선 자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고정 1루수로 못을 박는 것은 아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와 외야를 병행하며 더 나은 포지션이 어디인지 가늠하는 게 급선무다. 당장 외야를 채워야 할 자원으로 평가받는 고승민, 강로한의 성장세에 따라서 전준우가 다시 외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전준우는 “병행을 한다면 나에게도 좋은 부분이 많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맞추는 게 선수의 역할이다. 수긍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1루 수비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플래툰 시스템을 강조한 이상, 대부분의 선수들은 두세 개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야 1군에서 경쟁력을 가질 전망이다. 전준우는 “코치님들도 계시고 이대호 선배, 정훈이 있다. 많이 물어보며 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비 안착보다 급한 건 타격이다. 전준우는 지난해 141경기에서 타율 0.301, 22홈런, 83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타자 중 생산력이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선수 본인은 2018년 144경기에서 타율 0.342, 33홈런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아쉬움을 강조했다. 전준우는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 올해는 타율이 어느 정도 유지되도록 정확하게 칠 생각”이라며 “아무리 공인구 반발력이 줄었어도 정확하게 맞히면 홈런은 나온다. 홈런 30개는 넘기고 싶다. 리그에서 장타력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만일 1루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수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타격 지표는 오를 공산이 크다.

변화 앞에 선 전준우. 하지만 과정이 다를 뿐, 목표는 팀 반등이다. 야구인생 최초의 최하위를 맛본 전준우가 재도약의 출발선에 섰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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