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앞서는 한화, 실책 퍼레이드 속 10연패

입력 2020-06-03 2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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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2-6으로 패하며 10연패를 기록한 한화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연패가 길어질수록 마음만 앞선다. 벌써 10경기째 승리를 따내지 못한 한화 이글스는 기본적인 수비 리듬까지 잃어버렸다.

거듭 수비가 말썽이다. 한화는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실책 4개를 쏟아낸 끝에 2-6으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마저도 경험이 많은 중견수 이용규와 3루수 송광민에게서 수비 실수가 속출해 내·외야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더해졌다. 경기 전 “어려운 때일수록 베테랑들이 후배들을 끌어줘야 한다”던 주장 이용규의 다짐 역시 무색해졌다. 이제 10연패에 빠진 한화는 부담감만 더 커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투타 전력의 동반부진만으로는 한화의 연패 과정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앞서 9연패를 당하기까지도 10개의 실책과 미처 기록으로 남지 않은 수비 실수들까지 더해 위기를 자초한 한화였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면서 고졸 2년차 노시환(실책 3회)이 내야 센터 라인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수비진의 허점이 너무 많다.

허무한 실책은 에이스 워윅 서폴드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수준급 수비력을 갖춘 이용규에게서 나온 실수라 충격은 더 컸다. 1회초 1사 1·2루 위기서 송구 실책을 범해 대량 실점(3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이용규는 2회초 무사 1·2루선 포구 실책마저 범해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역시 실점이 더해졌고, 한화의 빈틈을 놓치지 않은 키움은 여세를 몰아 5-2까지 달아났다.

덩달아 내야도 어수선했다. 5회초 1사 3루서 박병호의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송광민은 곧장 홈으로 송구해 실점을 막으려했지만, 공이 포수의 머리 위로 높게 날아가면서 허공을 바라봐야만 했다. 한화 벤치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해봤지만 기대했던 번복은 없었다.

송광민은 서폴드의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초에도 선두타자 박병호의 땅볼 타구를 백핸드로 잡으려다 허둥지둥 놓쳐 출루를 허용했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미 91구를 돌파하고도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서폴드의 투지에는 금이 갔다. 서폴드는 누상에 주자를 내보낸 부담스러운 환경 속에서 111구까지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팬들에게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한화 선수단은 거듭 “죄송스러운 마음”을 내비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의 미숙한 움직임들은 결국 팬들의 실망감만 더 키운다.

대전|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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