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박종훈 위해 뛰었다”…동료의 슬럼프 탈출 위해 뭉친 SSG

입력 2024-04-14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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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스포츠동아DB

“모두 (박)종훈이를 위해 뛰었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14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전날 호투한 박종훈(33)에 대해 “정말 반가운 활약이었다. (박)종훈이는 물론 다른 선수들의 집중력도 평소와는 달랐다”고 복기했다. 이어 “모두 종훈이를 위해 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원한 ‘원팀’의 방향성을 선수들 스스로 제시해주는 듯해 감독으로서도 기뻤다”며 “종훈이도 그에 걸맞은 투구로 시즌 첫 승을 따내지 않았는가. 그간의 고민을 싹 날려 좋았다”고 덧붙였다.

모처럼 공격적 투구가 나왔다. 이 덕분에 박종훈은 6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신고했다. 지난해 7월 29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 이후 259일만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였다. 앞선 2차례 선발등판 내용과는 차이가 컸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53.1%로 팀 내에서 가장 낮았던 그는 이날 61.9%까지 높였다. 여기에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라”는 에이스 김광현의 조언도 한몫했다.

단순한 호투가 아니다. 박종훈에게는 그동안의 악순환을 끊는 단 한 번의 호투가 절실했다. 2021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복귀한 뒤 길고 긴 슬럼프가 그를 괴롭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뜻하지 않게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식까지 들어야만 했다. 이 감독은 “이 한 번의 호투가 종훈이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며 “단 한 번에 불과할 수 있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점에서 무척 큰 자신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은 또 “내가 부임한 뒤 가장 먼저 전화한 선수도 종훈이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외면 받고 온 종훈이에게 ‘힘들었겠다’고 하니 ‘내 실력이 모자란 탓’이라며 ‘다시 증명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고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이어 “그동안 종훈이는 오죽했겠나. 어제(13일)는 모두의 염원이 모인 날 같다. 그리고 종훈이는 원래 10승 이상도 여러 차례 한 선수니까 제 공만 되찾으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선수였다”고 신뢰를 보냈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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