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리뷰] 날아간 토론토의 마지막 꿈, 가장 슬픈 14승

입력 2021-10-04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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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최종전에서 역투를 펼치며 14승으로 마무리했지만, 팀의 가을야구는 무산되고 말았다. 슬픈 14승이다.


류현진은 4일(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6안타 1홈런 1볼넷 7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12-4 승리로 14승(10패)째를 따낸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2013, 2014, 2019년 거둔 개인 한 시즌 최다승과 타이로 2021시즌을 마쳤다. 평균자책점(ERA)은 4.37. 부상으로 한 경기 등판에 그쳤던 2016년(11.57)을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ERA다.

이날 토론토는 승리에도 불구하고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WC) 레이스 선두였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이상 92승70패)가 나란히 승리를 거둔 탓이다. 91승71패로 시즌을 마친 토론토와 격차가 고작 1경기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류현진으로선 팀이 한창 가을야구 경쟁을 펼치던 시기에 힘을 보태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9월 1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떠안았고, 9월 29일에는 경쟁팀인 양키스를 상대로 4.1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올 시즌 본인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은 19승12패(승률 0.613)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와일드카드 경쟁에 불이 붙은 8월 이후에는 6승5패(승률 0.545)로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감소하면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애를 먹었다. 전반기 3.56이던 ERA는 후반기 5.50, 8월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6.79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 토론토의 에이스 자리마저 로비 레이에게 넘어갔다. 레이는 올 시즌 13승7패, ERA 2.84를 기록하며 AL ERA, 투구이닝(193.1이닝), 탈삼진(248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5경기 6승3패, ERA 2.53의 후반기 성적이 류현진과 180도 달랐으니 토론토 벤치의 선택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시즌 최종전은 류현진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기회였다. 이날 직구 구속은 최고 149㎞까지 나왔고, 체인지업의 위력도 어느 정도 살아나면서 볼티모어 타선을 잠재웠다. 4회초에는 페드로 세베리노의 타구에 허벅지 부위를 맞았으나 개의치 않고 곧바로 투구를 이어갔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던 류현진의 책임감이었다. 그러나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그것도 양키스와 보스턴이 모두 9회 득점하며 토론토의 꿈을 앗아갔다. 류현진에게는 14승을 거둔 이전 3시즌과 다른, 안타까운 시즌 피날레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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