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강남스타일’ 궤변은 없어야…선임 이유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령탑을 원한다!

입력 2024-02-20 16:0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이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경질됐고, 대표팀 감독 선임과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할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비로소 다시 가동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3월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한 뒤 대표팀 관련 논의를 거의 하지 않았던 전력강화위원회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였다.

‘클린스만 프로젝트’의 실패는 처음부터 예견됐다. 지난해 1~2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의 후임을 찾는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는 주도권을 쥐지 못했고, 결국 클린스만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020년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을 끝으로 3년의 경력 공백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유럽 내에서도 부족한 전술능력과 안일한 근무태도로 평판이 나빴던 그에게 대한축구협회는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결말은 11개월만의 경질이었다.

지난해 2월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독일)은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 등 5가지 기준을 새 감독 선임 기준으로 밝혔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 선임 사유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선 “한국만의 축구 색깔이 필요하다. 인기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한국의 스타일이지 않나.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에 어떤 스타일을 입힐지 기대된다”라는 황당한 말을 남겼다. 대표팀 감독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발언이자, 클린스만 감독의 장점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는 방증이었다.

한국축구에는 확실한 철학을 지닌 지도자가 필요하다. 20일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을 필두로 10명의 위원들이 새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3월 태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21일 홈·26일 원정)은 국내파 임시감독 체제로 치를 것이 유력한 가운데, 추후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의 투명한 절차와 합리적 체계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강남스타일’과 같은 궤변이 아니라 명확한 선임 이유를 댈 수 있는 감독이어야만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