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첫 승 신고한 박태하 포항 감독, “명가의 영광 이어가겠다”

입력 2024-03-12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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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박태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56)이 첫 승을 신고했다. 선수 시절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포항의 황금기를 이끈 그는 사령탑으로서도 ‘명가’를 지탱하겠다고 다짐한다.

포항은 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홈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전반 추가시간 상대 홍철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전민광~김인성~김종우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의미는 크다. 박 감독의 K리그 첫 승이자, 포항이 올해 4경기 만에 거둔 승리다. 초반부터 험난한 일정을 소화했던 포항으로선 대구전 완승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게 됐다.

박 감독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포항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 K리그1 2위와 FA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김기동 전 감독(FC서울)과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다. 불과 6~7주 만에 선수단을 구성해 2월 14, 20일 전북 현대와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이달 1일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와 K리그1 개막전을 치러야 했다.

그동안 박 감독은 ‘포항이 아닌 다른 국내 팀에서 감독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옌볜 푸더(중국)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처럼 포항 감독직에 어울리는 역량을 갖췄지만, 전북(0-2 패·1-1 무)과 울산(0-1 패)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자 주변의 우려는 컸다. 팀 개편 과정에서 영입한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초연했다. “ACL 탈락은 엄연한 실패다. 리그에도 만만한 팀은 결코 없다”고 처절하게 반성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은 구단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단 구성이 바뀐 만큼 변형 3백 구사와 베테랑-유망주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며 시즌을 준비했고, 결국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포항은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역사적인 팀이다. 우리 선수들이 큰 자부심을 갖고 뛰어야 한다”며 “우리의 뒤엔 언제나 팬들이 있다. 나도 명가의 영광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으로 늘 철저히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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