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게이트’ 이어 ‘카드도박’까지…대표팀·협회 모두 재점검 절실

입력 2024-03-13 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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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23카타르아시안컵에 출전한 축구국가대표팀 일부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 행정직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전지훈련(1월2~10일) 기간 숙소에서 판돈을 걸고 카드도박을 했다는 사실까지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대표팀의 기강해이는 물론 협회의 관리책임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협회 선수 관리에 구멍

대한축구협회는 카타르아시안컵(1월 13일~2월 11일)이 끝난 뒤 뒤늦게 사실을 인지하고 사행성 여부 등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확한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보다는 사건 축소에 급급한 분위기다. 협회 관계자는 “팀 분위기 전환을 위한 여가활동이었다”, “휴식일이라 경기력과는 무관하다”는 등 본질을 벗어나 사건 덮기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대회 기간 및 준비 기간 대표팀 선수 관리에 매진해야 할 협회 직원이 카드도박을 위한 칩을 한국에서 준비해갔다.

한 축구인은 “태극마크의 무게를 망각한 일부 선수도 문제지만, 협회의 안일한 선수 관리에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구인은 “대표팀의 기강해이가 이 정도까지 갔나”라며 “역대 최고의 대표팀을 축구협회의 부실한 선수관리로 ‘말썽투성이 대표팀’으로 만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철저한 진상조사·관리책임 절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시기라고 했다. 협회는 ‘사후약방문’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진상조사다. 카드도박이 전지훈련 중에만 있었고, 아시안컵 기간 중에는 벌어지지 않았는지부터 규명해야 한다. 또 카드도박이 대표팀 내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닌지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관리책임에 대한 문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가담자는 물론이다. ‘일벌백계’로 재발을 막기 위함이다. 대표팀 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 역시 필요하다. 대표팀 운영 매뉴얼을 점검하고,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기강해이가 이 정도까지…

카타르아시안컵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황금세대’로 불렸다. 그러나 ‘탁구게이트’에 이어 ‘카드게이트’까지 터졌다.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가슴에 새기는 일이다. 지난해 10월 베트남과 평가전, 11월 싱가포르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에선 5만여 관중이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명성 높은 강호가 아닌 동남아시아 팀과 대결임에도 경기장은 인산인해를 이뤘고, 축구국가대표팀은 변함없는 인기를 실감했다.

그러나 황금세대는 한국축구가 쌓아온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 “태극마크를 가볍게 보는 일부 선수들의 그릇된 행동에 대표팀의 황금세대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때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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