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형수에 징역 3년 실형…피해 女 측 “억장 무너져”

입력 2024-03-14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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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황의조(32)의 성행위 촬영물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의 친형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14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 씨는 황 씨의 사진과 영상을 유포할 경우 무분별하게 확산할 것을 알았음에도 퍼트리겠다고 황 씨를 협박했고 끝내 인스타그램에 게시해 영상 등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됐다”며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상당 기간 범행을 부인하고 수사단계에선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증거조사를 방해한 만큼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뒤늦게라도 범행을 자백하고, 게시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황 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우며, 황 씨가 선처를 구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황 씨의 옛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사생활 동영상과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황 선수를 협박한 혐의로 작년 12월 구속기소됐다.

A 씨는 재판 초반 임시숙소 인터넷 공유기의 해킹 가능성을 언급하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후 범행을 인정하는 반성문을 내며 태도를 바꿨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결심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측은 선고 전날 법원에 2000만 원을 형사 공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탁이란 형사 사건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이 법원에 합의금을 맡겨두는 제도로, 재판부가 피고인의 형량을 정할 때 정상 참작 요소로 반영할 수 있다.

선고 후 피해 여성 측 변호인은 “억장이 무너진다. 대한민국 법원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본질적 두려움과 공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선고에 불만을 드러냈다.

아울러 공탁에 관해선 "피고인의 이기적 행태"라며 "어떤 조건으로도 합의할 생각이 없고, 공탁금도 수령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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