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영국] 마라도나 연상시킨 손흥민 “운이 좋았다”

입력 2019-12-08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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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마라도나(59·아르헨티나)를 연상시킨 명장면이었다.

토트넘 손흥민(27)이 8일(한국시간)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번리와 홈경기에서 전반 32분 홀로 70m를 질주하며 상대 선수 6명을 제친 뒤 골을 터뜨리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마라도나가 1986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전에서 하프라인 부근부터 치고 달려 기록한 득점과 흡사한 명장면. 외신들은 일제히 손흥민의 골을 대서특필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시작 전 박지성이 현장을 찾아 2019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직접 손흥민에게 전달하는 시상식 행사로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수상자인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5-0 대승을 도왔다.

하이라이트는 70m 단독 돌파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올해의 골 후보’와 ‘원더골’이라고 표현했고, 축구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부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는 현지 언론들이 모두 손흥민에게 주목하기도 했다.

다음은 경기 후 손흥민과 일문일답.

-이번 시즌 10호골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소감은.

“우선 10호골이 중요하기보단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하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 앞을 내다보고 잘 준비하겠다.”

-원더골 득점 상황이 궁금하다. 볼을 잡고 ‘이건 내가 잡고 끝까지 뛰어야겠다’라고 생각했나. 아니면 상황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나.

“처음 볼을 잡았을 때 델리 알리에게 패스를 주려고 속도를 낮췄는데 알리에게 줄 수 있는 상황이 안 됐다. 그래서 계속 치고 가다보니 그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하다보니 수비가 없는 공간으로 돌파가 됐다. 타이밍도 운이 좋게 딱딱 맞아떨어졌다. 처음부터 볼을 잡고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혼자 가서 골을 넣어야겠다’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늘 경기 후 조제 무리뉴 감독이 ‘손나우두’(브라질 호나우두와 비유)라고 칭찬했는데.

“감독님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칭찬해주신 부분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운이 좋았다. 그래도 이러한 골을 넣을 수 있어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기회를 주신 분들, 응원해주신 분들,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정말 감사드린다.”

-경기 전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수상했는데.

“(박)지성이 형 같은 한국축구와 EPL 선배인 분에게 상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스럽다. 영국에서 있으면서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항상 형에게 많이 의지하려고 한다. 오늘 받은 상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과 소속팀 동료들 덕분이다. 나 혼자만이 이 상을 받을 수 있지는 않다. 주위에서 도와주셔야 가능한 일이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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