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Q. 어떤 부정배트를 써야 퇴장?

입력 2012-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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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임의 개조·가공했다면 아웃!

16 부정배트와 타자 퇴장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에서는 매년 4∼5회에 걸쳐 불시에 같은 날 각 구장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배트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방망이 중에서 압축배트라든지 일부러 변형을 시킨 것이 있는지, 또는 등록이 안된 배트를 사용하는지 검사한다. 1997년 5월 5일, LG 천보성 감독은 삼성 백인천 감독에게 삼성 선수들이 부정배트를 쓴다며 항의를 한 적이 있다. 이 배트는 백인천 감독이 미국의 지인을 통해서 직접 주문하고 제작한 M사의 배트였다.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승승장구하던 삼성 선수들에게 이날도 큰 점수차로 패하자 천보성 감독이 부정배트를 쓰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KBO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한 이는 정작 천보성 감독이 아닌 쌍방울 김성근 감독이었다. KBO에서는 미국의 조사기관에 배트의 재질과 도료 등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고 조사결과 배트는 정상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Q. 2011년 8월 2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 도중 LG 포수 심광호는 상대 타자 한상훈이 타석에 들어서자 박종철 구심에게 부정배트를 들고 나왔다며 어필 했다. 박종철 구심은 한상훈에게 배트를 바꿔서 칠 것을 지시했고 한상훈은 다른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섰다. 심광호는 자신도 그 배트로 치려다가 제지를 받은 적이 있어서 어필했다고 한다.

심광호가 부정배트라고 어필을 했는데 배트만 바꿔서 치게 한 구심의 판정은 옳은 것일까. 2003년 메이저리그에서 있었던 부정배트 사건을 생각하면 박종철 구심이 내린 판정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새미 소사, 한 때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홈런왕 소사는 2003년 경기 중에 타격을 한 뒤 부러진 배트에서 코르크가 발견돼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출장정지까지 받았다. 이같은 중징계가 내려지는 부정배트의 사용에 대해 심광호가 어필을 했는데 구심이 배트만 바꿔서 치라고 했다면 분명 구심의 판정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A. 한상훈의 경우는 부정배트가 아닌 KBO에 등록이 안된 배트라서 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고 교체후 타격을 할 수 있었다. 이 경우는 야구규칙 1.10(c)의 부기에 명시된 ‘심판원은 타자가 사용한 방망이가 본 규정에 어긋났다는 사실을 타격 중 또는 타격 종료 후에 발견하더라도 타자에게 아웃을 선고하거나 타자를 경기에서 제외하는 이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를 적용한 것이다.

부정배트에 대해서는 규칙 6.06타자의 아웃(d)에 ‘타자가 어떤 방법으로든 공의 비거리를 늘리거나 이상한 반발력이 생기도록 개조·가공하였다고 판단되는 방망이를 쓰거나 쓰려 했을 경우’라고 규정돼 있다. 소사의 경우가 여기에 속하는데 방망이에 이물질을 끼우거나, 표면을 평평하게 하거나, 못을 박거나, 속을 비우거나, 홈을 파거나, 파라핀 왁스를 칠하는 따위가 포함된다.

이번 기회에 야구 배트의 사용에 대한 규정도 알아보자.

방망이는 겉면이 고른 둥근 나무로 만들어야 하며 굵기는 가장 굵은 부분의 지름이 23/4(7cm) 이하, 길이는 42인치(106.7cm) 이하여야 하고, 하나의 목재로 만들어져야 한다. 접착방망이는 프로야구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커프트 배트(cupped bat·끝 부분을 움푹하게 도려낸 방망이)의 경우 방망이 끝 부분을 도려낼 때 깊이는 1인치(2.5cm) 이하, 지름은 1∼2인치(2.5cm∼5.1cm) 이내로 해야 하며, 움푹하게 파낸 단면은 둥글어야 한다. 또 이때 다른 물질을 붙여 둥글게 해서는 안 되며, 방망이의 소재를 도려내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 방망이의 손잡이 부분(끝에서 18인치·45.7cm)에는 단단히 잡는 데 도움이 되도록 어떠한 물질을 붙이거나 어떤 물질로 처리하는 것은 허용된다. 그러나 그 범위가 45.7cm를 넘어선 방망이는 경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색배트는 담황색, 다갈색, 검정색에 한한다.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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