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D-4…개막전 상대로 본 8개구단 전력분석] 잔인한 4월, 버텨야 산다

입력 2012-04-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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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떠났다. 용병 사도스키와 유먼, 송승준까지 3선발이 있지만 롯데는 4강이 아닌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고원준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스포츠동아DB

한화·LG와 개막5연전에 운명 걸려

5월 손아섭·정대현 등 잇달아 복귀
4선발 고원준, 장원준 공백 메워야
공격력 약화속 불펜야구 변신 관건



○최상의 시나리오

롯데는 바람의 팀이다. 젊은 선수가 많은 만큼 흐름을 타면 갖고 있는 전력 이상으로 잘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롯데의 4월 초반 일정은 희망적이다. 사직 개막 2연전에서 한화를 만나고, 그 다음에 잠실에 가서 LG와 3연전이다. 이 5연전은 롯데의 시즌 운명을 가를 일전일 수 있다. 게다가 일정상 롯데의 취약점인 제5선발을 쓰지 않고, 4인 로테이션만으로 이 5연전을 치를 수 있다. 일단 4월만 잘 끌고 가면 이후에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손아섭이 돌아올 것이고, 또 정대현이 복귀한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4강을 이룬 관록과 여름이면 더 잘하는 ‘전통’도 롯데에 긍정적 요소다. 무엇보다 양승호 감독이 취임 2년차를 맞아 팀을 파악했기에 시행착오가 줄었다.


●최악의 시나리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했다. 단순히 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나빴다. ‘60억 프로젝트’의 정대현은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승호는 부진한 컨디션 때문에 개막을 2군에서 맞을지도 모를 판이다. 롯데가 시범경기에서 좋아진 것은 수비인데, 뒤집어 말하면 나머지는 다 마이너스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대호의 이탈로 공격력이 약화된 마당에 확 끌어줄 타자가 없어 홍성흔, 전준우, 강민호 등도 더 이상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주전 포수 강민호의 발목이 완전치 않은데 악화되기라도 하면 롯데는 끝장이다. 4∼5선발의 취약함은 롯데가 연승을 하는데 걸림돌일 수 있다.




○키 플레이어

롯데에 키 플레이어는 많다. 이대호의 빈자리를 수비에서 메워야 하는 1루수 박종윤, 공격에서 커버해야 하는 4번 홍성흔, FA로 영입돼 롯데의 운명을 짊어진 정대현과 이승호.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요한 선수를 꼽으라면 고원준이 아닐까. 고원준은 경찰청에 입대한 에이스 장원준의 공백을 어떻게든 메워줘야 할 카드다. 제4선발로서 고원준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롯데의 선발진은 붕괴된다. 불펜, 타선, 수비 등에서 아무래도 강한 팀이 아니기에 롯데는 최강점인 선발 라인이 건재하지 않는 한 하위권으로 몰락하기 십상이다. 고원준은 최악의 경우 불펜으로 가더라도 나름의 몫을 해줘야 할 요긴한 카드다.


○주목! 뉴 페이스

즉시전력감이 적지 않은데, 새 용병 투수 쉐인 유먼이 첫 손에 꼽힌다. 우완 일색인 롯데 선발진에서 귀하디귀한 왼손 선발이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기대를 높이고 있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박동욱과 김성배도 불펜에서 꼭 필요한 전력감으로 분류된다. 신인 중에서는 유틸리티 내야수 신본기와 백업 포수 김사훈, 윤여운이 1군을 노린다.


○총평

롯데는 사이판과 괌 스프링캠프에서 포커스를 수비와 기동력에 맞췄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확실히 안정된 기조를 보였다. 그러나 또 하나의 축인 불펜 전력 강화에 있어서는 아직 미지수다. SK에서 데려온 두 FA 정대현, 이승호가 제 실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해까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공격야구, 선발야구, 초전박살야구의 기조를 전환했다. 그러나 이것은 원해서 그랬다기보다는 전력누수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관건은 롯데가 1점 싸움의 야구, 불펜 싸움의 야구, 디테일의 야구를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객관적 전력이 예년보다 못한 가운데 롯데는 어쩔 수 없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야구에 돌입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세대교체까지 진행한다. 양승호 감독은 더불어 ‘무조건 우승’을 갈망하는 부산 팬들의 기대도 충족시켜야 하는 첩첩산중에 놓여있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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