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vs 선동열…적으로 만난 해태의 전설들

입력 2013-03-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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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사제가 유니폼을 바꿔 입고 조우했다. 한화 김응룡 감독(오른쪽)과 KIA 선동열 감독이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맞대결에 앞서 쑥스럽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해태왕조’를 함께 일궜던 스승 김응룡(72) 한화 감독과 제자 선동열(50) KIA 감독이 2013시즌 공식경기에서 처음으로 격돌했다. 9일과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한화와 맞붙게 된 선 감독은 경기 전 KIA의 훈련시간마다 “(김) 감독님 오셨나?”라며 연신 상대 덕아웃을 살폈다. 김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면 3루쪽 덕아웃으로 걸어가 깍듯하게 인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선 감독에게 김 감독은 특별한 스승이다. 선 감독은 “선수(해태)일 때 감독님이셨고, 2004년 코치(삼성)로 갔을 때도 감독님, 2005년 내가 감독(삼성)이 된 뒤에는 사장님으로 6년을 함께 했으니까 인연이다”며 웃었다.

김 감독도 오랜만에 광주구장을 찾은 소감을 “고향에 온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해태 시절 무려 9번에 걸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추억이 깃든 장소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 비단 김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해태의 레전드였던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와 이종범 주루코치 등도 감회가 새로웠다. 광주구장의 KIA 팬들은 한화 1루코치로 경기에 나선 이 코치의 선수시절 응원가를 목청껏 불러주기도 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승부 전의 일이다. 선 감독은 김 감독과의 맞대결에 대해 “솔직히 (김) 감독님이라고 해서 특별한 느낌은 없다”며 “야구하는 사람들은 유니폼을 입으면 달라진다. 아마 (김) 감독님도 그러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제자인 선 감독에게 “잘 부탁한다”며 악수를 건넸다. 동등한 입장에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자는 얘기였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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