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직구에 강심장까지…KIA 임준섭이 돋보이는 까닭

입력 2013-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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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준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신데렐라의 탄생이다. KIA 임준섭(24)은 프로 데뷔전이었던 3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신고했다. 한화는 연패에 빠져있지만, 이대수 김태완 김태균 등이 포진한 타선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당당하게 자기 볼을 던져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직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에 불과했지만, 똑바로 가는 공은 하나도 없었다. 마치 컷패스트볼이나 투심패스트볼처럼 스트라이크존에서 움직임이 심해 배트 중심에 맞아나가지 않았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도 4일 “볼끝 움직임이 심해 타자들이 타이밍을 좀처럼 못 맞췄다”며 “KIA에서 좋은 투수가 또 나온 것 같다”고 임준섭을 칭찬했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임준섭을 눈여겨보아온 KIA 선동열 감독도 “불펜에서 던지는 걸 보니 볼 움직임이 상당히 많았다. 몸쪽으로는 컷패스트볼처럼 들어오고 바깥쪽으로는 싱커성으로 흐른다. 알고 던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타점도 높은 데다 공끝 움직임이 많아 위력적이다. 커브, 체인지업도 던지니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재미있는 것은 임준섭이 직구에 일부러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 그는 4일 한화전을 앞두고 “직구를 던지면 원래 움직였다”며 “변화를 주려고 던지는 공은 아니다”고 밝혔다. 즉, 타고난 구종이 최고의 무기가 된 것이다. 정면승부를 마다하지 않는 강심장도 돋보인다. 임준섭은 “승부를 피하는 걸 싫어한다”며 “캠프 때는 시범경기에 드는 것만, 시범경기 때는 개막전 엔트리에 드는 것만 생각했는데 기회가 왔다. 지금은 선발이든, 계투든 마운드에 올라가면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뿐이다. 첫 단추를 잘 끼었으니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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