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김병현, 완급조절 퍼펙트 슬라이더 빛났다

입력 2013-04-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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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까지 안타도, 실점도 없었다. 넥센 김병현은 7일 대전 한화전에서 6회까지 4사구 3개만 내주는 완벽투를 펼쳤다. 7회 기록이 깨졌지만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는 위력을 뽐내며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넥센 김병현

6회까지 완벽한 강약 조절로 노히트노런
“타자들 직구 노리자 변화구 위주 볼 배합”

7회 우익수 미끄러져 안타…투구 흔들려
“맞을 때가 돼서 맞았다” 의연…시즌 2승

7회가 시작됐다. 넥센 선발 김병현(34)이 다시 마운드로 걸어 올라왔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한화 선두타자 김태완이 볼카운트 2B-2S서 6구째를 쳤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 앞으로 정직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다. 담장 앞까지 달려갔던 넥센 우익수 유한준은 생각보다 공이 덜 뻗어 나가자 다시 한 발짝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불현듯 미끄러졌다. 안타깝게 팔을 내밀어봤지만, 공은 유한준의 눈앞에 뚝 떨어졌다. 잠시 후 전광판의 H(안타)자 옆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안타로 기록됐다는 의미. 김병현이 7일 대전 한화전에서 도전했던 노히트노런은 그렇게 깨졌다.


○1회부터 6회까지 ‘완벽’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김병현의 완급조절을 유심히 봐달라”고 귀띔했다. “타자들에게 힘으로 들이대는 ‘마음’은 그대로 두되, 상대하는 ‘방법’만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김병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에 불과했다. 그러나 힘을 마음대로 줬다, 뺐다 하면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1회 볼넷 2개를 내준 게 유일한 위기. 2회부터 5회까지 연속 삼자범퇴였고, 6회 무사 1루는 연속 삼진과 범타로 가볍게 끝냈다. 경기 후 김병현은 “지난번(3월 31일 광주 KIA전)보다 오늘 조금 더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우타자가 7명이라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는데, 잘 먹혔다”고 자평했다. 경기운영도 노련했다. 타자들이 초반에 직구를 많이 노려 치자 3회부터 변화구 위주로 볼을 배합했다. 이 역시 “슬라이더 강약 조절이 잘 된 덕분”이라는 게 김병현의 설명. 김병현의 멘토인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는 “투구 밸런스도 좋았고, 템포도 훨씬 빨라졌다. 앞으로 지금보다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기뻐했다.


○그래서 더 아쉬운 7회

6회까지 안타도, 실점도 없었다. 단 3명의 주자가 4사구로 1루를 겨우 밟았을 뿐. 그러나 아쉽게 첫 안타를 맞은 김병현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김태균에게 볼넷, 정현석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무사만루서 오선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결국 강판됐다. 구원투수 이정훈이 최진행에게 2타점 좌전적시타를 맞아 실점도 3점으로 늘었다.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코치는 입을 모아 “첫 안타를 맞았을 때 바꿔줬어야 했는데 판단 미스였다”고 아쉬워했다. 물론 김병현은 누구도 탓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 전부터 힘이 떨어져가던 상황이었다. 맞을 때가 돼서 맞았다”고 툭툭 털어 버렸다. 기록 달성에 실패한 아쉬움을 뺀다면, 분명히 만족스러운 투구였기 때문이다. 6이닝 2안타 4볼넷 7탈삼진 3실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2승째를 챙겼다. 무엇보다 팀이 이겼다. 김병현은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하겠다”며 싱긋 웃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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