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수상하다

입력 2014-04-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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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페넌트레이스 1·2위 팀 삼성과 LG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나란히 7위와 9위로 떨어졌다. LG는 6연패 중이다. 투타 밸런스의 부조화 속에 두 팀 모두 반등의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LG 선수들이 16일 넥센전에서 7회 홈런을 치고 1루를 돌고 있는 강정호를 바라보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작년 1·2위 팀이 7·9위 추락…왜?

삼성 진갑용 등 주전들 부상 속 팀 타율 하락
LG는 불펜·내야 불안…타선도 엇박자 6연패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2위 팀인 삼성과 LG가 수상하다. 시즌 초반이지만 강자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나란히 밑바닥으로 추락해있다.

16일에도 삼성은 대구에서 두산에 패했고, LG는 잠실에서 넥센에 졌다. 이로써 최근 9경기에서 2승7패를 기록한 삼성은 시즌 4승8패(승률 0.333)로 한화(5승10패)와 공동 7위가 됐다. LG는 최근 6연패에 빠지며 3승9패1무(승률 0.250)로 9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페넌트레이스는 마라톤 같은 기나긴 여정이다. 아직 두 팀은 시즌 12경기와 13경기만을 치렀을 뿐이다. 일시적이 부진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점도 있다.

삼성은 지난시즌 12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8승4패(승률 0.667)를 기록하고 있었다. 팀방어율은 4.21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팀실점은 51점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팀타율은 0.323으로 매우 높았다. 팀득점 86점도 리그 1위였다. 9위 NC의 41점보다 두 배가 많을 정도로 공격력이 좋았다. 그러나 올해 12경기 전적은 4승8패로 지난해와 완전히 뒤바뀌었다. 팀방어율은 4.80, 팀타율은 0.257로 기본적인 수치가 지난해와 비교해 나빠졌다.

그라운드와 클럽하우스에서 모두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던 포수 진갑용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점은 전력적은 측면과 전력 외적인 부분 모두 큰 손실이다. 외국인투수 제이디 마틴이 부상으로 1군에서 단 한경기도 던지지 못하고 있다. 릭 벤덴헐크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큰 위기다. 오승환(한신)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이기고 있는 경기의 8회 이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됐던 불펜 운용도 달라졌다. 임창용이 복귀하면서 ‘1강’, 혹은 ‘극강’으로 꼽혔지만 아직은 ‘최강삼성’의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은 전력이 두꺼운 팀이기 때문에 기존의 백업선수들이 분발한다면 반등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상전력의 복귀가 시급해 보인다.

LG는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이뤘다. 지난해 13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9승4패로 승률 0.692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시작은 최악이다. 두산에서 이적한 김선우가 선발진에서 크게 부진했고 신정락도 골반 부상으로 빠져있다. 내야 수비가 안정감을 찾지 못하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해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던 불펜도 올해는 15일까지 방어율 5.83으로 리그 최하위다.

김기태 감독은 “지금은 버텨야 할 때다”고 말했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에버렛 티포드가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한다면 마운드부터 안정을 꾀할 수 있다. LG로선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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