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코치, 한화 떠났다

입력 2014-10-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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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 코치. 스포츠동아DB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합류 앞두고 사의 밝혀
“정든 팀 떠나기 쉽지 않았지만 팀을 위한 최선”

한화가 또 한 명의 전설을 떠나보냈다. 한화의 레전드 가운데 한 명인 정민철(42·사진) 투수코치가 29일 사직했다. 정 코치는 이날 오키나와로 마무리훈련을 떠난 선수단에 합류하지 않고, 오후에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사의를 밝히고 짐을 정리했다. 정 코치는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지난 3년간 끊임없이 고민했던 일이다. 내가 코치로 있는 동안 팀 성적이 계속 좋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다”며 “정든 팀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 팀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정 코치는 1992년 한화의 전신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이글스 한 팀에서만 통산 161승(역대 2위)을 올리면서 팀의 영욕을 함께 했다. 2009년 은퇴 당시 등번호 23번이 영구결번됐고, 이후 줄곧 한화의 코치로 남아 후배들을 지도해왔다. 정 코치는 “23년간 정든 고향팀에서 선수로, 또 코치로 몸담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이고 보람이었다”며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털어놨다.

한화는 신임 김성근 감독의 부임과 함께 기존 코칭스태프 아홉 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정 코치는 이 아홉 명의 코치들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이날 선수단과 함께 오키나와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 코치는 “김성근 감독님께서 한 번 더 기회를 주신 데 대해 무척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야구를 더 공부할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도 전화로 사과를 드리고 뜻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정 코치는 한화와 작별 인사를 나눴지만, 야구와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니다. “어디에 있든 좀 더 야구에 대한 소양을 넓혀 야구계에 도움이 되는 인물로 성장해야 할 것 같다”며 “김성근 감독님이 이끄시는 새로운 이글스를 앞으로도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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