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믿어줄 때 잘해야 한다”

입력 2015-05-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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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서 kt로 이적한 포수 장성우가 트레이드 발표 다음날인 3일 수원 NC전에 바로 선발출장했다. 수원|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 kt 포수 마스크 쓴 장성우의 각오

데뷔 8년 만에 풀타임 주전포수 기회
“포수 감독님 만나 도움 많이 받을 것”
“유망주 소리 그만 듣도록 노력” 다짐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롯데에서만 뛰었다. 그러나 롯데에는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30)라는 넘을 수 없는 큰 벽이 있었다. 늘 강민호의 그림자 뒤에 있던 그가 드디어 날개를 펼 기회를 얻었다. 2일 오후 늦게 kt로 트레이드된 장성우(25)의 얘기다.

3일 유니폼을 갈아입고 수원 kt위즈파크에 모습을 드러낸 장성우는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부산을 떠나본 적이 없으니 당연했다. 그러나 이번 트레이드가 자신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프로 데뷔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잡은 주전 기회이자, 8년간 따라다닌 ‘유망주’란 꼬리표를 뗄 찬스다.

이미 SK 박경완, 삼성 진갑용을 ‘포수 레전드’로 키운 kt 조범현 감독은 “장성우를 리그 최고의 포수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처음 해보는 풀타임이 될 테니 시행착오는 겪을 것”이라고 전제했지만, “방망이 치는 게 다르다. 송구력도 좋다. 투수 리드나 경기운영은 본인과 얘기해봐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진 게 많다. 충분히 리그를 대표할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장성우는 트레이드 직후인 3일 수원 NC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선발출전했다. 야구는 어느 팀에서 하나 마찬가지인 듯하지만 사인이나 작전, 투수들의 성향을 모두 알아야 하는 포수로선 이적 직후 출장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조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경기를 해보면서 장성우라는 포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잘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장성우도 조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잘할 수 있다. 서로 공부하면서 노력해보자’고 하셨다”며 “내가 코치님 복이 많다. kt에 와서도 ‘포수 감독님’을 만나서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물론 방심은 하지 않는다. 장성우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주전 기회를 무조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윤)여운이도 있고, (용)덕한이 형도 있고, (윤)요섭이 형도 있다. 여기서도 경쟁이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줄곧 주전으로 뛰다가 프로에서 강민호로 인해 백업선수로 살아온 시절이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는 “(강)민호 형 때문에 경기에 나가지 못했지만, 그 시간이 나에게는 도움이 됐다”며 “kt에서도 감독님이 믿어주실 때 잘해야 한다. 내가 와서 팀이 이기게 하겠다는 것보다 앞으로 팀이 발전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유망주 소리를 그만 듣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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