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WBC 전력분석팀장 “정보전 만전을 기하겠다”

입력 2017-01-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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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항전은 정보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1차 성패가 갈린다. 2017 WBC에 나서는 한국 역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막중한 책임은 김시진 전력분석팀장이 지니고 있다. 김 팀장은 지난 수개월간 직접 발품을 팔아 귀중한 자료를 손에 쥐었다. 이는 곧 한국의 주요무기가 될 전망이다. 스포츠동아 DB

“일단 USB에 1차 전력분석 자료를 담아 대표팀 선수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대표팀의 전력분석팀도 긴장의 끈을 더욱 조이고 있다. 김시진 팀장을 필두로 이종열 최원호 안치용 해설위원, 스포츠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 직원 2명이 포함돼 있는 전력분석팀은 벌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 제이슨 마키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정보 수집에 만전

한국은 1라운드에서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과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3월6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회 개막전을 치른 뒤 네덜란드(3월7일), 대만(3월9일)을 차례로 만난다. 여기서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8강전)에 진출하게 된다. 대만은 그나마 자주 상대를 해왔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도 확보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의 전력분석은 쉽지 않다.

우선 첫 상대인 이스라엘에 대해 김 팀장은 “지난해 9월 미국 브루클린에서 열린 예선전에 이종열 위원이 스포츠투아이 직원과 함께 가서 동영상 자료와 전력분석 자료를 수집했다. 물론 3월에 만나는 이스라엘은 브루클린 멤버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 등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는 선수에 대해서는 계속 자료를 업데이트 하겠다”고 밝혔다.

19일(한국시간) MLB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WBC 대표팀 엔트리 28명 중 15명을 먼저 발표했다. 빅리그 통산 124승을 올린 투수 제이슨 마키스(FA신분)를 비롯해 현역 메이저리거만 6명이다. 빅리그를 경험한 선수는 8명에 이를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네덜란드는 2013년에 한국에 충격패를 안긴 팀이어서 더욱 신경이 쓰인다. 김 팀장은 “한국전 등판이 유력한 릭 밴덴헐크(일본 소프트뱅크)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의 영상과 자료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도 “역시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와 자국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의 정보 수집이 쉽지 않다. 그나마 잘 하는 장면은 찾을 수 있지만 약점을 캐낼 수 있는 영상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앞으로 최종 엔트리가 나오면 전력분석팀은 더 바빠질 것 같다. 2월에 평가전 등이 있으니까 직접 보고 전력분석을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야구대표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USB에 담아 건넨 전력분석 자료

전력분석팀은 1월11일 대표팀 예비소집 때 선수들에게 USB 하나씩을 건넸다. 이미 작업해 놓은 상대팀 선수들의 동영상과 데이터를 압축 요약한 자료였다.

김 팀장은 “낯선 선수들이지만 한번씩 영상과 데이터를 보고 나면 나중에 실전에 만났을 때 이미지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자료를 전달했다. 2월에 최종 엔트리 나오면 데이터를 압축하고, 파워포인트를 만들 것이다. 선수단에 필요한 것은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을 압축요약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전력분석요원들끼리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선수단에 브리핑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2015 프리미어12 우승 때 숨은 주역으로 활약한 김 팀장을 비롯한 전력분석요원들이 이번 WBC에서도 대표팀의 선전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김 팀장은 “우리 선수단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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