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vs최형우, ‘250억’짜리 빅뱅 개봉박두!

입력 2017-02-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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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원 vs 100억원’, 몸값부터 자존심 경쟁을 펼친 이대호(왼쪽)와 최형우가 나란히 타격 3관왕에 오르며 뜨거운 경쟁을 펼쳤던 2011년처럼 올 시즌 다시 한 번 최고의 자리를 두고 맞붙는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KBO리그 최고타자 자리를 놓고 ‘쩐의 전쟁’이 시작된다. ‘100억원의 사나이’로 등극하며 화려하게 이적한 최형우(34·KIA)에 4년 150억원의 초대형 계약으로 컴백한 ‘빅보이’ 이대호(35·롯데)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는 이대호를 다시 품기까지 그의 ‘몸값’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대호 측에서 꺼낸 잣대는 앞서 역대 최초로 4년 100억원 계약을 해낸 최형우였다. 최형우의 몸값은 물론, FA 이적에 따른 보상액수까지 포함한 ‘실질 지출액’을 근거로 삼았다. 롯데는 이대호가 원하는 만큼 통 크게 지갑을 열었다.


● 2011년 타격 타이틀 경쟁, 2017시즌 재현될까?

이렇게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인 25억원을 받는 역대 최대의 계약이 탄생했다. 몸값으로 시작된 둘의 자존심 대결은 이제 그라운드로 무대를 옮긴다. 이대호의 KBO리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1년, 둘은 나란히 타격 3관왕에 오르며 최고 타자 자리를 두고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당시 이대호는 타율(0.357),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1위에 올랐고, 최형우는 홈런(30개), 타점(118개), 장타율(0.617) 1위에 올랐다. 2010년 역사적인 타격 7관왕(타율·최다안타·홈런·타점·득점·장타율·출루율)을 차지했던 이대호의 시대에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른 이가 최형우였다. 이대호는 2011시즌 홈런(27개)과 타점(113개), 장타율(0.578)에서 최형우에 밀려 2위에 오르며 고배를 마셨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난 뒤, 박병호(31·미네소타)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석권하면서 최고 타자 반열에 올랐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이어 그와 자웅을 겨루던 테임즈(31·전 NC)도 올 시즌을 앞두고 밀워키에 입단했다. KBO리그는 왕좌에 오를 새 주인공을 찾고 있었다.

최형우는 타격 3관왕을 차지한 2011년 외에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타격 상위권에 자리해왔다. 지난해엔 타율(0.376), 타점(144개), 최다안타(195개) 1위로 5년 만에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이젠 이대호와 다시 한 번 최고타자의 자리를 겨루게 됐다.

롯데 이대호-KIA 최형우(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KIA 타이거즈



● 롯데 이대호와 KIA 최형우, 구름관중 이끌까?

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야구에서 타자가 스윙 한 번에 가장 많은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관중들은 홈런 한 방의 짜릿함에 열광한다. 홈런타자는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이기도 하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의 홈런 기록 레이스가 단적인 예다.

롯데도 이대호의 복귀 효과로 등 돌린 ‘부산 민심’을 회복하고자 한다. 이대호의 홈런 한 방이면 패배에도 웃을 수 있었던 롯데 팬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최형우 역시 새 소속팀 KIA에서 4번타자로서 확실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뜨거워진 KIA 타선의 중심에서 얼마나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할지 광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LG와 KIA가 포스트시즌에 올라 뜨거운 흥행몰이를 한 만큼, 롯데만 가세하면 최고 인기구단 세 팀인 이른바 ‘엘롯기(LG·롯데·KIA)’가 흥행을 이끄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이대호와 최형우는 나란히 그 중심에 있는 거포들이다.

이대호와 최형우 외에도 김태균(35·한화), 이승엽 등 기존 스타플레이어들이 다시 한 번 최고 타자를 향해 도전장을 내민다. 이밖에도 지난해 테임즈와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던 최정(30·SK)이나 잠실의 거포 김재환(29·두산) 등 신진세력까지, 타자들의 뜨거운 전쟁이 기대되는 2017년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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