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대기’ 미네소타는 왜? 박병호는 어떻게?

입력 2017-0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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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벽력.’ 미네소타는 4일 박병호를 지명양도 조치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존심 회복을 다짐하며 출국한 박병호는 이적 혹은 마이너리그행 그리고 새로운 경쟁이라는 매우 불안한 상황에서 새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박병호(31)는 2일(한국시간) 출국 인터뷰까지도 미네소타에서의 생존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마 미국 땅에 닿자마자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들었을 것이다. 4일 새벽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지명양도(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를 한 것이다. ‘지명양도’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10일 안에 영입을 원하는 다른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마이너리그행 지시를 받아들이거나 방출된다. 다시 말해 ‘이적 대기’나 ‘마이너리그행 대기’ 또는 ‘방출 대기’ 신분으로 전환되는 조치를 당한 것이다.

왜 미네소타는 포스팅 금액만 1285만 달러를 투자했고, 4년(2016~2019년) 1200만 달러 계약으로 향후 3년간 잔여연봉 875만 달러 지불까지 남아 있는 박병호를 ‘다른 팀에 보내도 좋다’는 식으로 처분할까? 그리고 이런 엄혹한 상황 속에서 박병호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활로는 무엇일까?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미네소타는 왜?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포기한 것일까? 그 의도를 두고 야구계에서도 의견이 갈리는데, 송재우 MBC스포츠+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미네소타의 전략적 판단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박병호가 2016시즌 잘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미네소타가 투수 맷 벨라인을 영입했다. 기존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중 누군가 1명을 빼야 되는데 다른 팀에서 데려갈 확률이 가장 적은 선수로 박병호를 택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메이저리그 29개 팀 중 박병호를 원하면 10일 이내에 클레임(영입요청)을 하면 된다. 그러나 2016년 성적(215타수 41안타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 80삼진)과 최소 3년(구단 옵션 포함하면 4년) 계약이 보장된 박병호는 영입 리스크가 높은 선수라 할 수 있다. 이런 계산을 깔고, 지명양도가 가능한 선수로 전환시켰기에 기분은 좋지 못하겠지만 절망적이진 않다는 얘기다. 송 위원은 “박병호가 1루수 경쟁자인 케니스 바르가스를 못 제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스프링캠프에서 잘해 다시 40인 로스터에 들어가면 그만”이라고 봤다.

반면 야구계 인사 A는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매몰비용 처리하는 것 같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A는 “박병호 영입을 주도한 테리 라이언 단장이 물러났다. 테드 레빈 새 단장을 비롯한 미네소타 수뇌부는 성공 확률이 희박하다고 판단하면 전 프런트의 유산인 박병호를 빨리 처리하는 편이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봤다. 이 인사는 “아무리 스몰마켓 팀이라도 미네소타도 메이저리그 팀이다. 포스팅 금액이 아까워서 데리고 있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박병호는 어떻게?

미네소타 캠프지인 플로리다에 먼저 들어가 훈련하려던 박병호는 본의와 무관하게 중대기로에 섰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박병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 최소 3년 연봉을 감당하고, 데려가주는 것이다. 그런 투자를 한 팀에 간다는 것은 기회를 보장받고 새로운 분위기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원하는 팀이 없다면 그냥 미네소타에 남아 훗날을 도모하는 것도 현실적 대안이다. 3번째 길은 방출이다. 메이저리그 팀과 새로 계약하거나 일본행 혹은 넥센 복귀가 예상 루트다. 그러나 “현실적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예상이 야구계의 중평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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