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후배들 “박석민 이용규 최고” 외친 이유

입력 2017-02-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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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박석민-이용규(오른쪽). 스포츠동아DB

“(박)석민이 형이 정말 잘 해주세요.”(허경민)

“(이)용규 형이 겉모습은 차가워 보이는데 진짜 따뜻한 분이더라고요.”(박건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하다. 각 구단을 대표하는 개성 강한 선수들이 한 데 모였지만 선배들이 이끌고, 후배들이 잘 따르는 이상적인 구도가 갖춰져 있다.

이럴 수 있었던 데는 선배들의 역할이 컸다. 야수 최고참 김태균(35·한화) 이대호(35·롯데)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주장 김재호(32·두산)를 비롯해 이용규(32·한화), 박석민(·NC) 등 중참들이 앞장서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고 있다.

후배들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박건우(27·두산)는 “특정 누구라고 지칭하기도 힘들 정도로 다 잘 해주시는데 특히 (박)석민이 형과 (이)용규 형이 정말 잘 챙겨주셨다”며 “(이)용규 형은 겉으로 보기엔 차가워 보여서 처음에는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알고 보니 진짜 따뜻한 형이었다. (박)석민이 형도 같은 팀이 아니었으니까 멀게만 느껴졌는데 대표팀 와서 가까워져서 좋았다. 진짜 좋은 형이다”고 귀띔했다.

실제 박석민, 이용규는 전지훈련지였던 일본 오키나와에서 매일 같이 밥을 사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훈련이 끝난 후나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박건우, 허경민(27·두산), 차우찬(30·LG), 원종현(30·NC), 김태군(28·NC) 등 후배들을 모아서 맛있는 밥을 먹으며 친목을 도모했다. 박석민은 “원래 후배들 밥 사는 걸 좋아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유가 있다. 박석민과 이용규는 동갑내기 친구다. 2003년 청소년국가대표 이후 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뛰게 됐다. 이들의 어깨는 무겁다. 박석민은 중심타자로서, 이용규는 공격첨병으로서 활약해줘야 한다. 야구뿐만 아니다. 대표팀 융화를 위해 선후배간 가교역할을 맡았다.

둘은 자신들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중이다. 후배들을 잘 챙길 뿐 아니라 실력으로서도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2차 평가전에서도 이용규가 동점타, 박석민이 결승타를 치면서 승리를 일궈냈다. 후배들이 “최고”라고 외치는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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