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1995?’ 두산, 대역전 우승 시나리오 쓸까

입력 2017-08-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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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한때 5강조차도 위태로울 듯했던 두산이 이제 2위까지 치고 올라가 1위 KIA를 위협하고 있다. 두산은 OB 시절이던 1995년 짜릿한 역전우승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 후반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지금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스포츠동아DB

두산의 후반기 승률 고공행진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지난주 초 사직 원정에서 롯데에 2연패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는가 싶었는데 이후 곧바로 17~18일 잠실 홈에서 단독선두 KIA를 이틀 연속 제압하며 맹렬히 포효했다. 19일 kt전에서도 대승을 얻어 단숨에 3연승을 내달렸다. 필요할 때마다 터지는 타선은 물론, 기존 막강 선발진에 불펜 활약까지 더해지니 점점 빈 틈 없는 전력을 갖춰가고 있다.

두산은 20일 수원 kt전에서 우천강우콜드로 패하긴 했지만 후반기 승률은 0.759다. 30경기에서 무려 22승(1무)을 거뒀다. 독보적인 후반기 승률 1위를 기록하며 2위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곰 군단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1위 탈환이다. 두산은 1위 KIA에 5.5게임 뒤진 2위인데, 이 격차는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8게임이었다. 한주도 안 되는 시간에 무려 3게임가까이 줄인 것이다. 쫓기는 KIA로서는 두산과 맞대결에서 2연패를 기록한 뒤, SK와의 홈경기에서 대패를 당한 게 뼈아팠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중위권 경쟁만큼이나 1위 싸움도 이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KIA는 아직도 두산과 맞대결이 3경기나 남아 있다. KIA가 여전히 산술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지만 결코 안정적이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1995년 우승 당시 두산.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더욱이 두산은 비슷한 상황에서 ‘대역전 우승’의 짜릿한 경험을 한 바 있다. 두산의 전신인 OB 베어스는 1995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OB는 2위 LG에 0.5게임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우승을 했는데, 그 과정이 드라마틱했다. OB는 8월 27일까지 LG에 6게임차로 뒤진 2위였다. 당시에는 경기수도 지금보다 적었기 때문에 이를 뒤집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나 OB는 9월부터 반전드라마를 썼다. 24경기에서 무려 18승6패, 승률 0.750을 기록하며 선두 LG를 맹렬히 추격했다. LG도 동일한 기간에 13승10패1무, 승률 0.563의 나름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두산의 맹렬한 기세에 결국 1위 자리를 내줬다. 최종결과는 두산이 74승47패5무(0.607)로 1위, LG가 74승48패4무(0.603)로 2위였다. LG는 프로 원년(1982년) 이래 6할 승률을 기록하고도 정규시즌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최초의 팀이 됐다. 두산은 그해 정규시즌 대역전 우승의 기운을 발판삼아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통합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두산은 1995년 이후 21년 만인 지난해 정규시즌 트로피를 품으며 오랜 ‘한’을 풀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최근 2년 연속 차지했지만 정규시즌 2년 연속 우승은 아직 없다. 과연 곰 군단은 불가능해 보이는 격차를 다시 한번 뒤집을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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