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여고생 골퍼’ 이수연의 꿈…“5년 뒤엔 LPGA무대 서고 싶어요“

입력 2016-02-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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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려 온 프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여고생 골퍼 이수연. 그는 미국에서 처음 전지훈련을 하며 ‘5년 뒤 LPGA 무대에 서겠다’는 더 큰 포부를 갖게 됐다. 칼스배드(미 캘리포니아 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주니어 대회 10번 넘게 우승한 상비군
전인지 롤모델로 프로데뷔 준비 착착

“5년 뒤 LPGA 무대에서 뛰고 있을 상상을 하면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여고생 골퍼 이수연(18·대전체고3)에겐 올해 큰 꿈이 있다. TV로만 보던 선배 프로골퍼들과 같은 무대에서 겨뤄보는 것이다. 프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 골프앤리조트에서 구슬땀을 흘린 지도 어느덧 8주째. 귀국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수연이 처음 골프채를 잡은 건 열 살 때. 이유가 좀 특별하다. 초등학교 때 영어경시대회에서 1등을 한 덕분에 필리핀으로 단기어학연수를 가게 됐다. 숙소로 사용한 곳이 골프리조트 안에 있었는데, 그로 인해 일주일에 3번씩 골프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놀랍게도 이전까지 골프채를 한번도 잡아본 적이 없는 이수연은 7번 아이언으로 100m를 날렸다. 그 때 키가 170cm였다. 그 모습을 본 필리핀 현지의 프로골퍼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골프를 배워보라고 권했다. 이수연은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때마침 골프에 관심이 많았던 부친은 딸에게 주니어용 골프채를 사줬다.

여고생 골퍼 이수연. 칼스배드(미 캘리포니아 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주니어 무대에서는 제법 우승도 많이 했다. 제주도지사배와 박카스배 등 크고 작은 대회까지 합쳐 10번도 넘게 우승했다. 그 덕에 상비군으로 활동하며 가슴에 태극마크도 달았다.

프로 무대 진출은 진작부터 꿈꿔왔다. 그러나 지난해 KLPGA의 프로 진출 규정이 만17세에서 만18세로 늘어나는 바람에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규정이 바뀌지만 않았더라고 작년에 프로로 데뷔할 생각이었는데 아쉽게 1년을 더 기다려야 했어요. 오랫동안 기다려온 프로의 꿈인 만큼 올해 반드시 이뤄내고 싶어요.”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 먼저 4월 예정된 세미프로(준회원)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 다음 점프(3부)투어에 나가 회차별(4개 대회) 상금과 평균타수(74타) 상위랭커에게 주어지는 투어프로(정회원) 자격을 손에 넣는 것이 1차 목표다. 프로의 꿈을 완성할 마지막 관문은 드림(2부)투어다. 연간 상금랭킹 5위까지 차기년도 시드권을 받게 된다. 여기까지가 이수연이 쓴 2016년의 시나리오다. 이수연은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잘 알아요. 그러나 해낼 수 있는 자신도 있어요”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프로를 준비하는 이수연의 롤모델은 전인지다. 그는 “전인지 선수는 골프도 잘 치지만 모든 면에서 다재다능한 선수인 것 같아요. 특히 전략적인 경기운영과 팬들을 위한 행동 하나하나가 본받고 싶어요”라고 부러운 듯 말했다.

처음 경험한 미국에서의 전지훈련은 더 큰 꿈도 꾸게 했다. 이수연은 “지금 훈련하는 골프장은 2010년 서희경 언니가 기아클래식에서 우승했던 장소이고, 또 멀지 않은 곳에 올해 기아클래식이 열리는 아비아라 골프장이 있어요. 가끔 그곳에서 연습을 하다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5년 뒤엔 내가 이 곳에서 경기를 하고 있겠지’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고 돌아가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칼스배드(미 캘리포니아 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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