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2년차 김성민, 대한항공 호화 레프트진의 새 얼굴

입력 2017-12-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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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의정부 KB손해보험과 인천 대한항공의 경기가 열렸다. 대한항공 김성민(18)이 득점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의정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곽)승석이는 열흘 정도 쉬어야 합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12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레프트 곽승석의 상태를 설명했다. 7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 종아리를 부상해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는 것. 공수 양면에 걸쳐 살림꾼 역할을 하는 곽승석의 결장은 대한항공 입장에서 큰 악재다. 김학민~신영수~정지석의 기존 레프트 자원이 풍부하다고 해도 쓸 수 있는 자원이 하나 줄어든 점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는 신인급 선수들에게 존재감을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2년차 레프트 김성민(23)도 그렇게 알을 깨트리고 나왔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베테랑 김학민(34)을 먼저 언급했다. “아직 100%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상태를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김학민은 1세트 중반까지 단 한 1득점만 기록한 뒤 곧바로 교체됐다. 그리고 올 시즌 2경기에서 단 세 차례 공격시도(0득점)가 전부였던 김성민이 김학민의 자리를 메웠다. 승점 1이 목마른 시점에서 박 감독이 도박에 가까운 선택을 한 것이다.

김성민은 박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9득점(1블로킹·1서브), 공격성공률 53.84%를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2(20-25 25-19 25-21 21-25 15-9)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1세트 12-18 상황에서 코트를 밟은 뒤 5세트까지 쭉 자리를 지켰고, 승부처인 5세트 11-7에서도 오픈공격을 성공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험이 가장 큰 자신인 김성민으로선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경험을 한 셈이다. 여기에 과감한 공격으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됐으니 그 기쁨은 두 배였다.

2016~2017시즌에는 김성민이 기회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곽승석~김학민~신영수~정지석도 로테이션을 돌았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꺼웠기 때문이다. 이날은 곽승석의 부상과 김학민의 부진이 겹치면서 얼떨결에 코트를 밟았는데,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승점 2와 함께 팀의 미래까지 얻은, 의미 있는 한판이었다. 대한항공은 2연승과 더불어 승점 24(8승 7패)를 마크하며 3위로 올라섰다.

의정부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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