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계약 불발…삼성왕조에 균열?

입력 2015-12-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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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2루수 나바로가 삼성과 결별한다. 삼성은 미국에서 새 외국인타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내야진의 연쇄 이탈로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박석민 이적 이어 나바로와 협상도 결렬
윤성환·안지만도 내년 시즌 거취 불투명
모기업 제일기획으로 이관…불안감 증폭


21세기 들어 KBO리그에서 ‘왕조’라고 불릴 만한 팀은 SK와 삼성이다. 거대제국의 붕괴가 그러하듯, 두 팀도 외부의 강력한 공세가 아니라 내부의 분열을 막지 못해 위기에 직면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SK는 최근 3년간 4강에 들지 못하는 후유증을 겪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한 삼성도 거듭되는 전력유출 속에 왕조의 영속이 달린 고비를 맞고 있다.


● 삼성, 강력한 라인업에 균열 발생

삼성이 달성한 정규시즌 5연패, 한국시리즈 4연패(2011∼2014년)의 등뼈는 강력한 야수진이었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경험에 걸쳐서 가장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자랑했다. “대구구장에 최적화된 타선”이란 찬사를 들었다. 그러나 내부 프리에이전트(FA)인 3루수 박석민(30)을 NC에 빼앗긴 데 이어 23일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28)와의 잔류계약 결렬이라는 악재가 터졌다.

삼성 스카우트팀장은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미국에서 나바로의 대안을 찾는 작업이 미리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삼성은 나바로와의 협상에서 “성실”을 재계약 조건으로 내걸었다. 여기에 나바로가 불편함을 느끼자 판이 깨지는 결별 조짐이 감지됐다.

중심타선을 구성한 2명의 우타자, 주전 2루수와 3루수의 동시이탈로 삼성의 전력누수는 심화됐다. 마운드에서도 해외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마무리 임창용(39)이 방출된 상태이고, 1선발 윤성환(34)과 셋업맨 안지만(32)의 2016시즌 거취는 불투명하다.


● ‘불안한’ 삼성, 위기 탈출 동력은 어디에?


2016년부터 야구단의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미 삼성은 9∼10일 열렸던 KBO 윈터미팅에서 메리트(승리수당) 폐지에 찬성하며 리그 전체에 ‘긴축의 공포’를 안겼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2명(앨런 웹스터 85만 달러·콜린 벨레스터 50만 달러)도 상대적으로 거물급이 아니다. 그러나 삼성 내부적으로는 두 투수에 대해 믿음을 표시하고 있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과 별개로 윤성환, 안지만이 2016시즌에 던질 수 있다면 마운드 전력의 누수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박석민이 빠졌더라도 삼성 야수진은 두껍기로 유명하다. 내야진 보강을 위해 대만의 강타자 린즈셩(33)을 영입하는 것 아니냐는 루머에 대해 삼성은 부정했다. 나바로를 대신할 리스트를 마련해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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