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불꽃 같은 남자 권혁 “올해도 불꽃처럼…”

입력 2016-02-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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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권혁은 13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진행 중인 2차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프로 데뷔 이후 최다인 78경기(112이닝)에 등판해 9승17세이브를 따내며 한화 불펜의 핵으로 거듭난 그는 “올해도 열심이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정우람 와서 편해진다? 서로 배우는 경쟁관계
체인지업 장착 중…직구도 투심 계열로 연습
올해도 원없이 던진다…목표는 당연히 우승!


“이렇게 두 주먹이 들어간다니까요. 고치에서 훈련하고 이렇게 됐어요.”

한화 권혁(33)은 1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기자를 만나자마자 “살 많이 빠진 것 같지 않냐”며 물었다. 이어 자신의 두 주먹을 유니폼 하의 벨트 사이로 집어넣으면서 “몸무게가 6kg 정도 줄었다. 고치에서 훈련 열심히 했다. 그래서 살이 이 정도로 빠졌다”고 웃었다.

권혁은 지난해 불꽃처럼 타올랐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78경기에 등판해 112이닝을 던졌다.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와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면서 한 시즌 개인 최다인 9승과 17세이브도 올렸다.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고 했던 그는 정말 원 없이 많이 던졌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던지다보니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지친 기색을 보였다. 최다패(13) 투수가 됐고, 시즌 초반 1∼2점대를 유지하던 방어율은 4.98로 마감했다.

권혁은 지난해를 돌아보며 “자신감을 찾았던 것은 수확이었지만 후반기에 방어율이 많이 떨어져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팬들에게 “올해도 열심히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지난 시즌에 앞서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원 없이 던진 것 같다.

“(웃음) 많이 던지고, 이닝수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혹사라는 얘기도 많이 나왔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솔직히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긴 했다. 이닝수도 최근 몇 년간 계속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많이 던지기도 했고…. 후반기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내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올해는 그래서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어떤 준비를 말하는가.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난 안 다치는 것도 선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꾸준히 보내는 게 중요하다. 많이 던지고, 많이 뛰고 그래야 할 것 같다.”


-고치에서 피칭을 하다 팔꿈치가 다소 좋지 않아 공을 놓았다고 하던데.

“심각한 것은 아니고, 무리할 필요가 없어서 던지지 않았다. 오키나와에 와서 다시 피칭을 시작했다. 3일 연속 던졌다. 팔꿈치가 괜찮았다. 피칭수를 조금씩 더 늘릴 것이다.”


-지난해 한화에 입단한 뒤 마운드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자신감을 회복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남들이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투수로서 프라이드라고 해야 하나? 자존심, 자존감, 그런 걸 찾았던 한 해 같다.”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작년 후반기에 방어율이 너무 올라갔다. 초반에 방어율이 좋을 땐 지키고 싶었는데, 나중에 4점대, 5점대가 되니까 그때는 나도 ‘에라 모겠다’ 식으로 되더라.(웃음)”


-FA 정우람이 오면서 지난해보다는 덜 던지지 않겠나.

“편해지겠다?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우람이가 나보다는 실력 면에서 당연히 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옆에서 배울 건 배우겠지만, 어쩌면 우람이하고 나하고도 경쟁관계다. (같은 좌완 불펜투수로서) 겹치는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삼성에서도 항상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나도 발전해왔다. 우람이가 잘하면 나도 자극 받아서 더 잘하려고 할 것이다. 팀 내에서 그런 부분이 있으면 선수들이 같이 발전하게 된다.”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려고 노력 중이라던데, 특히 체인지업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들었다.


“완성도가 중요하다. 작년까지 체인지업에 대해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직구도 포심이 아니라 투심 계열로 던지고 있다. 요즘 손가락 장난을 많이 치고 있다. 앞으로 연습경기에 등판하면 많이 던지려고 한다.”


-변신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인가.

“투수는 타자와 싸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 지난해 후반기에 힘들었던 부분도 있고.”


-올 시즌 목표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딱히 정해놓고 그런 건 없었는데, 올해는 방어율만큼은 조금 낮추고 싶다. 승이나 홀드는 다른 야수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방어율은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기록일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방어율을 목표로 잡고 있나.


“지금 딱히 구체적인 수치로 얘기할 수는 없고…. 최대한 낮추고 싶다.”


-올해도 원 없이 던지고 싶나.

“올해도 열심히 던질 준비가 돼 있다. 1년 내내 안 다치고 야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일(17일) 라이브피칭도 하고, 조만간 게임 들어갈 것 같다. 실전을 통해 부족한 것을 파악하고, 예년에 비해 공을 많이 못 던진 것 같은데 조만간 날씨가 따뜻해지면 피칭 개수도 많이 늘리겠다.”


-올 시즌 목표는.

“알지 않느냐. 이제는 해야 한다. 선수들도 다 그렇게 얘기할 것이다. 단순히 가을야구를 하는 게 아니라 정상에 서자는 욕심들이 다들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오키나와(일본)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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