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처럼 오뚝 설테다…솔비답게”

입력 2012-08-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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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신곡 ‘오뚝이’를 발표한 가수 솔비. 최근에는 화가로, 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3년만에 미니앨범 ‘오뚝이’로 컴백

데뷔 후부터 솔직입담 탓 안티도 많아
‘가짜 음란 동영상’ 파문 가족들 큰 상처
당시 남친과도 헤어지고 우울증도 심해

술 끊고 그림과 독서…다시 안정 되찾아
내 이미지답게 신나는 댄스곡으로 컴백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3년 공백 끝에 최근 미니앨범 ‘솔비는 오뚝이’로 돌아온 솔비(권지안·28)의 현 상황을 적확하게 설명해 주는 말이다.

2006년 혼성그룹 타이푼으로 데뷔한 솔비는 2009년 발라드 싱글 ‘벌 받을 거야’ 이후 혹독한 인생의 시련을 겪었다. 솔비는 “힘들었지만 건강한 정신을 갖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솔비는 데뷔 직후부터 솔직한 입담으로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동시에 안티가 생겨난 원인이 됐다. 자신과 닮은 여성이 등장한 음란 동영상이 유포돼 경찰 수사를 통해 진위를 밝히는 곤욕까지 치렀다. 진위 여부를 떠나 루머 자체만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솔비 역시 가족들에게 상처를 줬다. 당시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우울증은 심해졌다.

“연예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되고 난 후 꿈이 없어지고 허무해진 느낌이었다. 그토록 원하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 안에 갇힌 느낌,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몸과 마음이 다 지친 상태에서 (동영상)루머도 있었고, 회사 사정도 좋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결혼을 하거나 유학을 가고 싶었는데 다 잘 안됐다. 하하.”

우울증 초기에는 술도 많이 마셨다는 솔비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홀로 여행을 다니며 스스로를 세상과 고립시켰다. 정신과 심리치료로 안정을 찾아가던 그에게 새 희망과 용기를 준 건 책과 그림 그리기 그리고 글쓰기였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서점을 다니기 시작한 솔비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끌림’, ‘지리산 행복학교’, ‘가끔은 제정신’,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등을 보며 울고 감동받았다. 마음을 다잡으며 겸손과 초심을 새기게 됐다.

“예전엔 쇼핑하고 가방 사면 내가 채워진 것 같았는데, 이젠 책에서 그런 만족감을 얻는다. 서점에서 책을 가득 사서 돌아올 때 기분, 너무 행복하고 마음이 넉넉해진 느낌이다.”

솔비는 2010년부터 그림도 배웠다. 그림을 그려 지인들에게 선물하면서 행복을 느꼈다. 지독한 불면증은 글쓰기 습관을 안겼다. 잠을 못자는 스트레스와 환청에 시달리다 글쓰기를 시작했고, 상상력이 커지면서 소설까지 쓰게 됐다. 감성적으로 성숙해지는 것도 좋았지만,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도 좋았다. 무기력해지는 게 싫어 등산, 헬스클럽에 다니며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다 보니 아침 8, 9시면 기상하는 ‘아침형 인간’이 됐다. 방송을 중단한 대신 뮤지컬, 연극에 출연하며 자신을 채웠다.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보냈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 다 해봤는데, 앞으로 도전할 게 많다. 플로리스트도 되고 싶고, 연기를 통해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솔비의 신곡 ‘오뚝이’는 다시 일어서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제목이다. 현 소속사 사장이 솔비를 보며 기획한 경쾌한 댄스곡이다.

“뻔한 컴백은 싫었다. 힘들었다고 내가 발라드를 하는 건 더 싫었다. 슬픈 이야기로 우는 것보다 밝은 모습으로, 솔비답게 돌아오고 싶었다.”

솔비는 앞으로 인기와 돈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일하고 싶다”고 했다. “연예인이란 ‘직업’에 갇혀서 나를 가두지 않고, 글 쓰고 그림 그리며 살고 싶다.”

“사실 많은 연애를 했다”고 했지만 현재 남자친구는 없다. 이젠 결혼을 고려해야 할 나이니 신중하게 만나야겠다며 성숙한 연애관을 드러낸다. “좋은 남자를 만나려면, 나도 좋은 여자가 돼야 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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