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영화 결산] 스크린 최고 블루칩 여진구…“함께 연기하고픈 여배우? 고현정”

입력 2014-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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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가 극장방문 빈도가 가장 높은 대학생들이 뽑은 ‘올해 영화계를 이끌 유망주’에 선정됐다. 아직 17세지만 젊은 패기와 검증받은 연기력으로 올 한해도 큰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제공|쇼박스

■ 스포츠동아·대학생영화동아리 ‘2013년 한국영화 결산’ 설문조사

압도적 지지로 새해 영화계 유망주 1위
가장 뛰어난 활약 펼친 배우 부문도 5위
작년 주연 영화 ‘화이’로 신인상 휩쓸어
“좋은 작품서 발전하는 연기 보여주겠다”


“하하하!”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연기자 여진구(17)는 자신이 2014년을 짊어질 영화계 유망주로 뽑혔다는 소식에 그렇게 웃었다. 지난해 주연한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화이)로 각종 영화상의 신인상을 휩쓴 그는 다시 한 번 들뜬 듯했다.

스포츠동아와 한국대학생영화동아리연합(KUFCA)이 10개 대학, 11개 영화동아리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3년 한국영화 결산’ 설문조사에서 여진구는 압도적인 지지로 ‘2014년 영화계를 이끌 유망주’에 뽑혔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1명이 그를 택했다. 특히 여자 부문 유망주로 뽑힌 한예리가 6명의 지지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여진구를 향한 젊은 관객들의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동시에 여진구는 ‘2013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배우’ 부문에서도 송강호, 이정재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한 해를 보낸 여진구는 “2013년은 태어나서 가장 많이 상을 받은 해”라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는 좋은 작품을 찾고, 발전하는 연기를 보여줘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도 했다.

사실 10대 연기자가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건 이례적이다. 스포츠동아가 5년 동안 12월마다 진행한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10대 배우가 ‘유망주’에 선정된 건 처음이다. 더욱이 이번엔 경쟁자도 많았다. ‘김우빈, 김수현 같은 형들을 제친 소감’을 묻자 여진구는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신인상은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라서 더 떨린다. 형들을 제쳤다는 것 보다(웃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한 해를 돌아보는 여진구가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건 수상보다 ‘화이’의 개봉이다.

“가장 뿌듯하다. 많이 준비한 작품이라 그런가, 여러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게 설렌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이 영화를 고등학생인 여진구는 아직도 보지 못했다. 그래도 개봉 이후 만난 ‘형과 누나’ 팬들이 ‘힘들었을 텐데 잘 봤다’고 얘기해줄 때가 많아 안도하고 있다. “확실히 ‘화이’ 이후 응원해주는 팬들이 늘었다”고 여진구는 말했다.

올해 여진구는 스크린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덧 시나리오 많이 받는 배우 목록에 오른 그는 블록버스터 ‘권법’ 등의 주연으로 일찌감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유망주를 넘어 영화를 짊어질 젊은 주연배우의 탄생을 예고하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하고 싶은 영화 장르도 많다.

“다시 한 번 액션 장르를 하고 싶다. 경험이 있으니 더 잘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하하! 많이 슬픈 영화나 밝은 영화도 좋다. 로맨틱 코미디?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들을 묻었을 때는 대답을 멈출 줄 몰랐다.

“송강호 이병헌 하정우 황정민. 또….”

더 많은 배우의 이름을 꺼낼 듯한 그에게 ‘여배우는 없느냐’고 물었다. 망설임 없이 나온 이름은 고현정.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고 반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 겨울방학을 맞은 그는 “스키장에 한 번 가볼까 한다”면서도 현재 출연 중인 케이블채널 tvN의 시트콤 ‘감자별 2013QR3’의 빠듯한 촬영 일정 탓에 “여유가 없다”고 했다.

아직은 10대인 그에게, 혼자 감당하기엔 과도한 듯 보이는 대중의 관심이 혹시나 마음의 짐은 아닐까. 여진구는 “부담은 없다”고 했다.

“사랑받는 건 부담이 아니라 고마운 일인 것 같다. 그만큼 힘을 내서 연기해야 한다. 많이 연구하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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