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위기의연예인(3)]①사채에손내미는스타들

입력 2008-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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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출연료연기자극히일부…신용등급낮아사채에손벌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탤런트 안재환은 죽기 직전까지 사업 악화로 인한 빚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연예계 스타라고 하면 대개 화려한 명성과 함께 높은 수입을 상상한다. 실제로 연예기사의 단골 아이템 중 하나가 인기 스타가 엄청난 출연료나 모델료를 받거나, 아니면 음원으로 수십억원을 벌었다는 기사다. 그래서 때론 회당 억대를 받은 인기스타의 출연료가 사회의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 높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들 중 상당수가 부업이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수는 본업이 아닌 다른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극소수의 톱스타가 아니면 연예활동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료에 따르면 탤런트 중 70%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자료(2006년)에 따르면 국내 방송연기자의 60% 이상의 연 평균 수입이 20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가수들도 장기적인 음반시장 불황으로 음반을 통한 수익구조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각종 행사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그것도 인기가 있을 때 뿐이다. 자연 음식점 경영부터 속옷 사업, 쇼핑몰 운영 등 투 잡(two-job)을 갖는 연예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때 연예인 부업의 최고 아이템은 음식점 사업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패션이나 인터넷 쇼핑몰이다. 그러나 이 또한 녹록치 않다. 의외로 세상 물정 모르는 연예인들이 사기를 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 업체에서 ‘홍보용 임원’으로 활동하다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사업을 시작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으레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만 연예인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는 월급 생활자보다 훨씬 어렵다. 연예인이란 직업군 전체가 신용등급이 낮아 제1,2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의 종자돈이 풍부하거나 남에게서 투자를 받지 못한다면 천상 사채와 같은 위험한 ‘돈’에 손을 벌려야 한다. 한 연예 관계자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인기 때문에 미래를 불안해 하다 보니 은퇴 후 대비책으로 다른 일에 도전한다”며 “잘못되면 그동안 힘들게 쌓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 길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한 눈을 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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