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히트이종욱“WBC짐벗었어요”

입력 2009-04-12 22:33:15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나라를위해아무것도못했는데…팀을위해서라도제대로해야죠
두산 이종욱(29)은 11일 잠실 LG전에서 5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그 네 개의 안타는 2루타-단타-홈런-3루타 순으로 나왔다. 통산 열네 번째 사이클링 히트. 두산 선수로는 전신 OB 시절인 1992년의 임형석 이후 17년 만이다. 지난 시즌 단 한 개의 홈런도 못 쳤던 그는 네 번째 타석에서 담장을 넘긴 뒤 대기록을 의식했다고 했다. “원래 나는 홈런보다 3루타를 많이 치는 선수니까”라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마음껏 기뻐하지는 못했다. “전날(10일) 패배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덕아웃에서도 하이파이브만 하고 말았다”고 했다. 집에서도 그랬다. 동갑내기 아내 양유정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축하한다”고 하더니 “빨리 잊고 다음날 경기에 집중하라”고 충고했다. 이종욱은 “내색을 별로 안 해서 나도 놀랐다”면서 “이제 야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들뜰까봐 그런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래도 사이클링 히트를 계기로 마음고생 하나는 날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부진 얘기다. “스프링캠프 때 일부러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렸는데 막상 개막하니까 안 좋아졌다”는 그는 “벌써 두 번째 시즌을 치르는 것 같다. 그만큼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 어느 때보다 투지에 불타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를 위해서 아무 것도 못했으니 팀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의지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성실한 선수가 좋은 본보기를 보여줬다. 워낙 열심히 훈련했으니 좋은 성적을 내줄 거라 믿는다”며 박수를 보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