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롯데전을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묵념한 채 이날 새벽 지병으로 운명한 조성옥 동의대 야구부 감독의 명복을 빌고 있다.사직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5일 롯데전에 앞서 만난 정근우는 “1학년 입학했을 때, 조 감독님도 부임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아 경기에 나갈 수 없었는데 (당시 덕아웃에 앉는 자격을 못 갖췄던 조 감독은) 나를 벤치에 앉혀놓고, 감독님이 관중석에서 이어폰을 통해 작전을 지시하게 했다”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이후 2-3학년 땐 대통령배를 2연패하는 등 고교 최강의 영광을 누렸고,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도 조 감독과 함께 했다. 정근우는 “2학년 때보다 3학년 돼서 야구를 더 못했다. 그런데도 감독님이 주장해서 대표팀에 넣어줬다. 졸업할 때 프로팀 지명을 못 받았을 때도 감독님이 고대와 연습경기 때 이종도 당시 고대 감독님에게 추천을 해줘 입학할 수 있었다”고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조 감독이 아니었다면 한국야구는 최고의 2루수를 잃었을지 모른다. 이밖에 클리블랜드 추신수, 롯데 장원준 손아섭 최대성도 조 감독의 부산고 제자다. 제자들은 “야구에 관해 엄격했고, 연습을 많이 시켰던 지도자”로 스승을 기억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