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스포츠동아DB
하루가 지난 12일, 그는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진 않지만 게임은 충분히 뛸 수 있다. 죽을 각오로 뛰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단순 타박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100%% 컨디션은 아니다. 그러나 게임이 게임인지라 그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다.
잠시 후. 배팅 케이지로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던 김광림 타격코치의 얼굴은 금세 밝아졌다. 그의 타격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고, 연신 타구를 외야로 쭉쭉 뻗어보내자 김 코치는 “좋아, 좋아”를 연발했다. 김 코치는 마음이 놓이는 듯 “원래 현수는 몸을 타고 났다”면서 “그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과 5차전,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잇달아 병살타를 때리며 눈물을 흘렸던 비운의 주인공. 상대는 이번에도 SK고, 이제 플레이오프는 5차전 마지막 승부만 남았다. ‘괜찮지 않지만 열심히 뛰겠다’는 그의 다짐은 그래서 더 눈길을 끌고 있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