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신인 드래프트에 울고 웃는 NBA

입력 2009-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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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고른 킹 제임스, 클리블랜드 10년 좌우
프로스포츠에서 신인 드래프트는 전력 보강의 핵심이다. 그러나 우수한 선수가 많이 배출되는 해가 있는가 하면 고만고만한 선수들로 흉작인 해가 있다. 스포츠 저변이 넓은 미국에도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진다.

NBA는 전체 드래프트 1순위 선수가 팀 전력을 10년 이상 좌우한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명문구단이 된 결정적 이유는 1997년 파워포워드 팀 던컨(웨이크포레스트대학)을 뽑았기 때문이다. 올랜도 매직이 지난 시즌 NBA 파이널에 진출한 원동력도 2004년 고교를 졸업한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를 지명해서다.

이에 비해 2005년 전체 1번 권리를 갖고 있던 밀워키 벅스는 호주 출신의 센터 앤드루 보거트(유타대학)를 지명했지만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밀워키는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있다. 보통 1순위 팀들은 센터나 파워포워드로 골밑을 보강한다. 그러나 2005년 드래프트 선수 가운데 최고의 스타는 포인트가드인 뉴올리언스 호네츠의 크리스 폴(웨이크포레스트대학)이다. 전체 4번으로 지명됐다.

2005년 드래프트는 대표적 흉년이었다. 이에 비해 한 해 전인 2004년은 대풍이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덴버 너게츠 카멜로 앤서니, 마이애미 히트 드웨인 웨이드가 바로 2004년 드래프트에서 배출된 스타들이다.

NBA 현역 최고의 선수 서열을 매긴다면 1번이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다. 제임스를 1번으로 꼽는 전문가들도 있으나 우승이라는 중요한 잣대에서 브라이언트에게 밀린다. 2번 제임스, 3번 웨이드, 4번 앤서니의 순이다. 2004년 드래프트 순위는 1번 제임스, 3번 앤서니(시라큐스대학), 4번 토론토 랩터스의 크리스 보시(조지아공대), 5번 웨이드(마켓대학)였다.

당시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센터를 보강하기 위해 세르비아의 다르코 밀리치를 뽑았는데 최악의 드래프트였다. 밀리치는 디트로이트에서 올랜도로 트레이드된 뒤 멤피스를 거쳐 현재 뉴욕 닉스에서 뛰고 있다. 2번을 제외한 톱5 드래프트 선수들이 모두 올스타 플레이어들이다. 최근 드래프트 사상 최고의 선수들을 배출한 해로 꼽힌다.

17일(한국시간) 현재 득점 부문에서 2위 브라이언트(30.1득점)를 비롯해 4명(제임스, 앤서니, 웨이드) 모두가 10위 안에 포진해 있다. 보시도 제임스, 앤서니, 웨이드에 다소 처지지만 평균 20득점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매우 뛰어난 포워드 겸 센터다.

제임스∼앤서니∼웨이드 트리오가 NBA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이들의 기량은 절정에 달해 있다. ‘킹’으로 불리는 제임스는 203cm의 장신 스몰포워드다. 스피드와 가공할 점프력을 갖춘 데다 시야까지 넓어 ‘포인트포워드’로 통한다. 통산 28차례 트리플-더블을 작성했을 정도로 만능 플레이어다.

제임스와 웨이드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앤서니는 지난 시즌 팀을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 진출시키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14일 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가 덴버에게 79-105로 참패를 당한 것은 앤서니(25득점)의 활약 때문이다. 현재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29.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3명 가운데 27세로 제임스와 앤서니보다 두 살이 많은 웨이드는 2006년 샤킬 오닐과 함께 한 차례 NBA 정상을 밟으며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30.2득점으로 NBA 득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현재 29.7점으로 2년 연속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제임스와 앤서니는 스몰포워드이고, 웨이드는 슈팅가드로 신장 193cm다.

사실 이들 트리오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또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덴버, 마이애미 등 해당 구단은 이들을 붙잡아 두는 게 시급한 과제다. 제임스는 꼴찌 팀 뉴욕 닉스와 뉴저지 네츠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NBA에서 역대로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이 FA가 돼 다른 팀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우승 때문에 트레이드를 자청하는 경우는 있다.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 매직 존슨(LA 레이커스), 래리 버드(보스턴 셀틱스)는 한 팀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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