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4주 병사’ 정근우 “군대를 알려다오”

입력 2009-1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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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근우. [스포츠동아 DB]

SK 정근우(27)는 자못 심각했다. “한국시리즈보다 더 떨린다”고 했다. 심지어 ‘멘토’를 찾아다닌다. 자기는 4주간만 견디다 나오면 되니까 2년을 보내는 남들보다 호사라는 것은 잘 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혜택 덕분에 정근우는 10일 논산훈련소에 들어가 4주 군사훈련을 받으면 병역의무를 사실상 마친다. 그래도 막상 일이 닥치니 지금 심정은 4주가 4년처럼 까마득한가 보다.

그래서 먼저 훈련을 이수하고 사회로 복귀한 후배 김현수(21)를 물에 빠진 사람의 지푸라기라도 되는 양, 붙잡고 늘어졌다. ‘먼저 매 맞은 자’ 김현수의 표정이 어쩐지 의기양양하다. “특별대우 없이 다 똑같이 훈련 받아요. 행군은 완전군장차고요. 독감주사는 꼭 맞고 가세요. 안 그러면 무조건 감기 걸립니다. 단 신종플루 때문에 화생방 훈련은 안할 거예요. 일요일엔 꼭 교회 가세요. 거기서 주는 초코파이가 그곳에선 간절해질 겁니다….” 등등.

고작(?) 김현수도 4주짜리 훈련병 출신인데도 정근우는 그 체험담이 마치 구세주의 복음이라도 되는 양,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경청하고 있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팀 후배 김광현(21)과 훈련소에 같이 들어간다는 사실. 그러나 김광현도 “거기 가면 우리도 군대 동기 아닌가요?”라고 약을 올리는 통에 더욱 ‘심란한’ 정근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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