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야구 롤러코스터] 히어로즈 또 트레이드설 돌아요 “우라질네이션”…팬들도 돌아요

입력 2010-0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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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야구 롤러코스터] “야구계 뒷담화…이제는 말해 볼래요”
《스포츠동아는 새해를 맞아 일주일에 한번씩, 야구계 뒷얘기를 전하는 ‘롤러코스터 베이스볼’을 마련했어요. 정확한 심리묘사에 감각적 말투와 남다른 표현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모 케이블TV의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을 시원하게 벤치마킹했어요. 알려지지 않은 재미난 ‘뒷담화’부터 때로는 ‘썩소’를 짓게 하는 서글픈 얘기까지 다양하게 다룰 예정이에요. 자, 그럼 이제 시작해볼게요.》


○히어로즈 B도 찜 했대요

이택근 이현승 장원삼, 다 보냈어요. 데려온 선수들? 금민철 외엔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히어로즈, 올해는 진짜 꼴찌 해도 할 말 없어요. 근데 이상해요. 한 명 더 떠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자꾸 들려와요. 히어로즈 팬들, 이렇게 외치네요. ‘이런 우라질네이션!’ 상대는 지방의 A구단. 선수는 A구단 연고지 출신 투수 B. 히어로즈에선 없어선 안 될 자원이에요. 그러니까 A구단이 욕먹을 각오하고 자꾸 찔러보는 거래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A구단도 보낼 선수가 없대요. 트레이드, 원래 쉬운 거 아니잖아요. 젊은 내야수 한 명에 투수 유망주를 묶어보겠다는데, 어떻게 해도 B선수랑은 급이 안 맞아요. ‘위로금’이라도 몰래 끼워줘야 얘기가 될 것 같아요. 히어로즈, 바람 앞의 촛불이에요. A구단, 촛불을 끌까 말까 망설여요. 근데 이거 성사되면, 여기저기 또 배 아플 사람 많을 것 같아요.


○임태훈, 2010년엔 운수대통 한대요

북극이 이제는 저도 살겠다고 전 세계를 꽁꽁 얼린 4일. 두산 투수 임태훈이 가족과 함께 목포로 성묘를 갔대요. 날을 잡아도 제대로 잡았네요. 비행기 결항되고 전철은 마비됐어요. 도로에는 차인지 거북인지 정체 모를 것들이 기어 다니고 있었어요. 하지만 프랑스제는 달랐어요. 떼제베 본떠 만든 KTX는 멀쩡했대요. 미친 듯 눈 뿌리는 하늘이 무서워 올해 성묘는 생략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설날에는 전지훈련 가있느라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 못 드릴 것 같아 그냥 갔대요. 남쪽 지방은 괜찮을 거라 믿고, 모진 바람 맞아가며 갔더니 아뿔사! 거기도 상황은 매 한가지였어요. 중부지방 집중 폭설인줄 알았더니 규모는 전국적이었대요. 하지만 차례상을 펴고 절하려는 순간 갑자기 눈이 그치더래요.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그때 다시 함박눈이 내렸대요.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해도 당첨될 현상이에요. 임태훈은 혹 손자 감기 들까 하늘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도와준 거래요. 소원도 예쁘게 빌었어요. “우리 팀에서 더 이상 다치는 사람 없이 시즌을 나게 해주세요. 그리고 올해 ‘임태훈의 해’가 되게 해주세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 눈발 조정까지 해주는 센스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 소원 이뤄줄 것 같아요.


○두산 왈론드는 SK에 절부터 해야 돼요

3년 연속 지니까 곰들도 별 재주 다 부리는 것 같아요. 두산이 굳이 전 LG 용병 왈론드를 재영입한 숨은 이유가 밝혀졌어요. 2005년 LG 시절, 다른 팀과 붙을 땐 그저 그랬다는데 SK만 만나면 기막히게 잘 던졌다고 해요. 하긴 SK 입장에서 왈론드는 시베리아에서 귤껍질 깔 친구에요. 2005년 정규시즌 최종전(LG전)만 이겼으면 플레이오프 직행이었고 한국시리즈에 가서도 삼성과 해볼만했어요. 그런데 그 넘 왈론드 때문에 망했어요. 두산은 SK만 이기면 우승이라고 믿나 봐요. SK로선 기분 나쁘진 않아요. 그나저나 5년 만에 만나는 이 넘은 SK 만나면 절부터 해야 돼요. SK 덕분에 이 취업난에 일자리 얻었으니까요.


○이상열 놓고 뒷북 친 구단들 부지기수래요


히어로즈에서 방 뺀 뒤 LG로 전세 들어간 투수 이상열을 놓고 눈치 없는 몇몇 구단들이 열심히 헛물만 켰대요. 각 구단 평소 색깔 그대로 드러나요. 이상열은 지난해 11월 19일 방출됐고 사흘 뒤 LG에 입단했어요. 사전에 낌새를 챈 LG가 잽싸게 달려들었대요. 재미있는 건 이상열 잡기에 실패한 기타 구단들의 움직임이에요. 방출 사실이 발표되자마자 수도권의 한 구단이 담당 직원을 이상열의 집으로 급파했어요. LG보다 더 높은 연봉까지 제시했대요. 그런데 버스 이미 떠났나봐요. 이상열은 고마운 LG에 의리 지켰어요. 그 순간 평소 ‘융통성 없고 경직된 조직’으로 유명한 지방 한 구단도 이상열의 연락처를 수소문하고 있었대요. 평소 스타일대로 한참 시간 지난 뒤에 전화번호 입수했고 당연히 빈손 됐어요. 그런데 더 기 막힌 사람도 있었대요. 불펜에 왼손 투수 절실한 또 다른 구단 감독은 11월 20일 신문 보고서야 이상열 방출 사실을 알았고 부랴부랴 구단에 영입 의뢰했대요. 막차는 이미 종점에 도착해 코까지 골며 자고 있는데 말이에요.


○해외파가 봉인가요?

거액을 받고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이 주위에서 터무니없는 돈을 요구해 괴로운가 봐요. 특히 모교에서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해 기가 막힐 지경이래요. 모교 후배들에게 뭔가를 베풀고 싶어 찾아갔더니 모 초등학교에서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아달라”고 했대요. 이런 브라질네이션! 아무리 거액을 받는 선수지만 수억 원을 그렇게 쉽게 요구할 수 있나요? 선수가 봉으로밖에 안보이나 봐요. 또 다른 해외파도 있어요. 귀국 후에 마땅히 훈련할 장소가 없어 모교에서 훈련을 하고 싶은데 학교 측에서 해마다 돈을 요구한대요. 이미 모교에 수천만 원을 기부했는데 작년에 갔더니 또 천만 원을 내놓으라고 그랬대요. 그런데 그 돈이 어디로 새는지, 누구 수중으로 흘러 들어가는지도 모른대요. 그래서 그 선수는 올해는 모교 대신 연고도 없는 장소에서 훈련하고 있대요. 오죽했으면 모교를 놔두고 그럴까요. 해외파만 보면 “돈, 돈” 외치니 해외파들이 돈대요. 물론 모든 학교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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