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기자의 킥오프]‘자국 리그서 다진 팀워크’ 돋보였다

입력 2010-07-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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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리그 세계 ‘톱4’를 운영하는 국가들의 남아공 월드컵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그중 최고로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의 잉글랜드는 16강전에서 탈락했고 세리에A의 이탈리아는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다. 반면 프리메라리가의 스페인은 우승했고, 분데스리가의 독일은 3위에 올랐다.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숨어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는 ‘남의 집 잔치’로 치러진다. 상은 잘 차려놨는데 손님들이 판을 치는 형국이다. 박지성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우 베스트11에 잉글랜드 선수가 웨인 루니와 마이클 캐릭, 리오 퍼디낸드 등 서너 명뿐이다. 첼시와 리버풀, 아스널 등 ‘빅4’도 마찬가지. 이탈리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렇다 보니 자국 선수들은 대부분 벤치를 지킨다.

반면 스페인은 베스트11 중 9, 10명이 명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선수다. 중원 사령관 사비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헤라르드 피케, 카를레스 푸욜, 세르히오 부스케츠, 페드로 등이 바르사의 간판이다.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와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이다. 독일은 23명의 엔트리가 모두 분데스리가에서 뛴다. 베스트11 중 21세 신예 토마스 뮐러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등 7명이 명문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선수들이 대부분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어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하는 데 용이하다”고 말했다. 비센테 델보스케 스페인 감독도 “팀워크가 좋아야 최상의 전력을 낼 수 있다”며 스페인 최강 바르셀로나의 선수를 많이 뽑았다. 같은 리그에서 같은 축구 철학이 몸에 밴 선수들일 때 최상의 전력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축구의 변방 K리그를 보유한 한국으로선 부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희망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8강에 오른 가나는 23명 중 20명이 해외파다. 한국도 박지성 등 역대 최고인 4명의 유럽파를 주축으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뤘다. 자국리그가 약하면 해외에서 배워 힘을 쓰면 된다. 태극전사들의 해외 진출이 권장돼야 하는 이유다.

양종구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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