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야구계 현안 지상토론] 엔씨소프트 야구단 창단…이래서 반대한다

입력 2011-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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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수 롯데 사장

“이래서 신생 구단 반대한다” 장병수 롯데 사장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갖가지 논쟁의 궁극적 목표는 ‘공존의 대안’모색이다. 저마다의 가치체계와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말미암아 사안마다 불거지는 진통 또는 파열음도 이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됐을 때 의미를 지닌다. 스포츠동아는 신묘년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찾고, 새로운 지향점을 추구할 공론과 소통의 장, ‘지상토론’을 마련한다. 그 첫 순서는 신년 벽두 프로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초미의 관심사인 ‘신생구단 창단 논의의 전개과정과 향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이사회를 통해 9·10구단 출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올해로 출범 30주년을 맞는 한국프로야구의 제2도약을 향한 새 틀 짜기를 시도한다.》


매년 구단 유지에 수백억 쏟아붓는 현실
대기업 아니면 프로 야구단 운영 힘들어
선수층 얇아 경기 질적 하락 이어질수도
새 구단 창단 명분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을 직시하고 내실을 기해야할 때이지, 무턱대고 구단수를 늘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무엇보다 9구단, 10구단의 경우 또 다른 부실구단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프로야구단 1년 운영에는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올해로 30년째를 맞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이제까지 단 1년이라도 흑자를 본 곳은 한 팀도 없었다. 세계 최고의 열성적인 부산 팬들을 둔 롯데도 지난해 모그룹으로부터 120억원을 보조받았다. 지금 새 구단 창단 후보로 언급되는 기업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가입금은 물론이고, 앞으로 수년간 적자를 감내하면서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마산구장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2군 선수들을 육성하고 키울 훈련장 건립에도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적어도 계열사 수십개를 거느린 대기업이 아니면 프로야구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추가 창단은 또한 필연적으로 전반적인 프로야구의 질적 하락을 불러올 것이다. 현 8개 구단은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새 선수 육성이란 공통 과제를 갖고 있다. 여기에 기존 구단의 출혈로 탄생할 9,10구단까지 가세한다면 질적인 수준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더욱 재미있고 알찬 경기를 펼쳐도 팬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마당에 수준이 떨어지는 게임이 되풀이 된다면 이는 기존 프로야구 시장의 위축만 가져올 뿐이다.

그 동안 인수창단의 과정 속에서도 수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중도에서 포기했다. 더군다나 신생창단이라면 더 힘들다. 새 구단 창단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계기가 될 것이란 견해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단기간 고용 창출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

8개 구단 중 100만 관중을 동원하는 구단이 몇 개나 되나. 현재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추가 창단은 논리력도, 추진력도 떨어진다. 9구단 후보지가 부산과 가까운 창원이기에 롯데 구단은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훌륭한 구단이 들어온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바로 이웃에 부실구단이 생기는데 분노하는 것이다. 이는 윈윈이 아니라 공멸을 불러온다. 따라서 어느 기업이든, 새 구단 창단 자격 요건을 갖추고 야구단에 뛰어드는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기존 다른 구단도 이에 관해선 전체적인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고 본다.

지금 몇몇 사람이 공명심에 앞서 일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행정력을 보면 도대체 믿음이 가지 않는다. 자식을 낳고 길러본 사람이라야 자식 키우는 어려움을 안다. 길러보지도 않은 사람이 자식 이름만 지어놓고 호들갑을 떤다면 굉장한 불행을 초래할 것이다. 이점을 명백히 경고하자고 한다.

롯데 자이언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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