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실제 야구부에 가다] “영화속 매니저 나주원, 제 고생의 절반 정도?”

입력 2011-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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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글러브’ 나주원 모델 서문은경 교사
“영화 속 유선 씨의 고생은 제 절반 정도죠.”

성심학교 서문은경(38·사진) 교사는 야구부 매니저다. 영화 ‘글러브’에서는 유선이 소화했던 여주인공 나주원은 서문은경 교사를 모델로 했다. 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녀의 관심은 야구부에 더 쏠려있다.

“야구부를 만든다고 했을 땐 반대했어요. 아이들 고생하는 생각부터 들었으니까요. 제가 담임을 맡았던 아이들이 야구부에 들어갔는데 챙겨줄 사람이 없었어요. 배팅 장갑도 끼지 못하고 연습하는 아이들 손이 부르트는 걸 못 보겠더라고요.”

그녀는 학교가 야구부를 정식으로 지원하지 않던 창단 초부터 자비를 털어 고속버스와 기차를 번갈아 타며 모든 경기를 따라다녔다. 처음엔 “극성스럽다”며 다른 교사들의 눈총도 받았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80%가 결손가정이고 생활보호대상자에요. 다른 야구부는 엄마들이 따라다니지만 우린 그럴 수 없잖아요. 제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어요.”

그녀는 영화 ‘글러브’속 모습과 실제는 엄연히 다르다고 했다. “‘글러브’에서는 저나 아이들이 굉장히 안정된 상태로 나왔지만 실제론 그렇게 밝을 수는 없다”며 “야구해서 공부에 소홀해진다는 소리 듣지 않기 위해 아이들과 매일 따로 모여 공부한다”고도 했다.

훈련장에 함께 나선 장명희 교장은 서문은경 교사를 두고 “아이들 돌보느라 결혼도 미뤘다”고 귀띔했다. 서문은경 교사는 야외 훈련 중에도 아이들이 추울까봐 한쪽에서 장작불을 피웠다.충주 |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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