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허화백이 자전거 여행 중 들른 한 식당에서 살짝 굴욕을 당했다. 식사비를 신용카드로 지불하자 주인이 카드전표에 사인을 하라는 뜻으로 필자에게 ‘사인해주세요’라고 말한 것. 식당 밖으로 나가는 찰나였던 허 화백은 예의 사인을 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발길을 되돌려 주인 앞에 섰으나 주인은 멀뚱히 쳐다보기만 한 것이다. 주인과 허 화백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잠시 후 상황을 파악한 허 화백은 겸연쩍게 돌아서야했다. <삽화=허영만>
[스포츠동아]